청소 간만에 주말을 맞아 청소를 했다. 의자도 새로 들이고, 놀고 있는 벽 한 구석에 화이트 보드도 달았다. 종종 내 블로그나, 내 책상을 보고 깔끔을 넘어 결벽증까지 의심하는 분들이 계신다. 물론, 결벽증이라는 게 병리적인 것과 사회적인 쓰임 사이의 갭이 상당하기 때문에 그런 표현 자체가 듣기 싫은 것은 아니다. (혹시 병리적으로 해석하고 계신 분이 있으면 꼭 정독해주시길) 오해도 풀 겸 재미삼아 몇 가지 소스를 제공하면 이렇다. (판단은 알아서 하시고 ㅎ) 우선 나는 지저분한 것에 상당히 관대하다. 타인의 지저분함에 대해서 진지하게 간섭해본 적이 없고, 종종 직장 동료인 쿼군의 자리에 놀러도 간다. 쿼군의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무언가 유서 깊은 지저분함이 느껴진다. 스팩터클 한 혼돈 속에 보일 듯 말듯 숨어있는 질서는 기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내가 청소를 자주 하는 이유는 지저분한 것이 싫기 때문이 아니라, 청소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다. 특히나 머리가 번잡하고 산만할 때 청소는 큰 위안이 된다. 머릿 속은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청소는 마음대로 되니까. 실제로 나의 책상은 매우 역동적인데, 정신없이 어질러졌다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조수간만의 차'처럼 하루 주기로 반복된다. 나에게 지저분함은 해소돼야 할 상태가 아니라, 깔끔함의 배후에 존재하는 엄연한 삶의 한 부분이다. 가끔은 지저분하기 때문에 청소를 하는 것인지, 청소를 하기 위해서 어지럽히는건지 종종 헷갈린다. 또, 나의 청소에 있어서 청결은 효과고 단순함은 목적이다. 다시 말해 환경을 단순화시키는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것이지, 청결을 위해서 청소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내 방은 총각치고는 깔끔 하지만, 위생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이것은 방구석으로 밀려나 있는 먼지구름에 대한 나의 태도를 통해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데, 녀석들은 구석에, 나는 가운데에 각자 그렇게 살면 되는 것이다. 때때로 그 뭉게뭉게 굴러다니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하다;; 또 내 블로그를 깔끔하다고 논평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속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아래 링크한 글(한 달간 글 목록)을 보면 알겠지만, 글 공개율이 형편없다. (붉은색으로 잠겨 있는 글들이 비공개 글이다) 저 중에는 한,두 단어만 께적거린 것도 있고, 한달치에 육박하는 텍스트가 하나의 포스팅 안에 갇혀 있는 것도 있다. 진짜 깔끔한 사람들은 저런거 그냥 못 넘어간다. 그렇다고 남이 어지럽힌 것을 치우는 것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와 악용은 마시기를 ^^ + 청소 + 공간 + 한달간 글목록 2009/04/26 21: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