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애플 십수년 전에 애플이 요즘과 똑같은 영화를 누리던 시절이 있었다. 애플2 시절에 애플은 MS와 인텔의 매출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큰 회사였다. 그러다 망조가 든 것이 일차적으로 IBM의 등장 때문이었다. IBM은 자신들의 컴퓨터 아키텍쳐를 라이센스화 시켜서 공개했고, 전세계의 PC메이커들은 이것을 적용한 PC를 앞다투어 내놓았다. 이른바 PC클론의 등장이다. 이 과정에서 MS는 때돈을 벌었다. PC클론의 표준운영체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MS는 복병을 만난다. 액셀의 원조격인 로터스 1-2-3말이다. 로터스로 인해 시장은 급격히 PC클론으로 기울었다. 덩달아 MS는 큰돈을 벌었지만, 빌게이츠는 로터스를 시기했다. MS와 로터스의 매출이 천문학적으로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게이츠는 애플에 러브레터를 보낸다. 내용은 애플더러 매킨토시 운영체제를 라이센스화해서 공개하라는 것이었다. 당시 조악한 MS-DOS에 비해 애플의 GUI운영체제는 격이 다른 제품이었다. 그것이 PC클론에 적용된다면 MS-DOS는 죽은 목숨이었다. 동시에 그는 사내 개발자 거의 다를 모아낳고 매킨토시에서 동작할 GUI기반의 스프래쉬트인 엑셀을 개발하고 있었다. DOS는 버리고 엑셀을 취하겠다는 속셈이다. 당시 애플은 속사정이 복잡했다. 공동창업자 워즈니악은 진작부터 애플을 떠났고, 잡스는 그가 영입한 이들로부터 정치적으로 밀려나면서 유배상태였다. 잡스가 배제된 체로 운영체제의 공개이슈가 점화 된 것이다. 애플이 내린 결론은 게이츠의 제안을 '웃기는 소리'로 간주하는 것이었다. 결국 PC클론이 세계를 뒤덮었고, MS는 윈도우95와 엑셀로 대박을 치면서 세계최고의 기업이 되었다. 반면, 애플은 딱 죽기 직전까지 추락했고, 애플을 향수하는 이들은 애플빠라고 불리며 무슨 사이비 교도 쯤으로 취급 당했다. 애플이 학습할 줄 아는 조직이라면 최고,최초 보다 최다가 중요하다는 것을 뼈에다가 잉그레이빙 했을 것이다.

헤겔이 그랬다. '인간의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인간이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애플을 둘러싼 환경은 앞선 단락의 데자뷰다. MS와 구글의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아이폰과 터치의 운영체제인 iPhone OS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운영체제와 하드웨어가 융합된 닌텐도의 생존모델을 모색해야 할 것이고, 공개한다면 MS와 같은 모델을 렌더링하게 될 것이다. 애플이 공개를 선택한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수 있다. 경쟁자들이 열심히 삽질을 하고 있는 동안은 운영체제를 공개를 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애플에게 공개는 리스크가 아니라 준비의 문제인 것이다. 무엇보다 애플은 잡스와의 작별을 준비할 때가 시시각각 오고 있지 않은가? 잡스가 iPhone OS의 공개를 유언으로 남기고 떠난다면 잡스는 신화가 되고 연합군들은 유령과 싸워야 한다. 이 세기의 작별을 악재로 삼을 것인가? 이벤트로 만들 것인가? 애플은 다시 태어날 수 있다.
2009/12/1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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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Planet Size Brain 2009/12/12 13:29 x
제목 : 구글 시가총액도 제친 애플.. 이제 21세기의 MS?
<와이어드>는 2018년 7월에 발행될 미래의 잡지에, "스티브 잡스, 반독점 위반 혐의로 연방정부 재판받는다"는 내용의 커버스토리가 나올 것이라고 상상한 바 있습니다. 요즘 애플의 기세를 보면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애플은 최근 시가총액이 1458억7천만 달러를 돌파해 1434억 달러를 기록한 구글마저 제치며 지구촌 최대의 IT거인으로 떠올랐습니다. 가히 전지전능한 기업처럼 보이던 구글도 애플 앞에서는 기가 꺽이는...
키포스 2009/12/11 13:01 L R X
과연 잡스는 신화가 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까 싶지만... 앞으로 전개가 궁금해지네요ㅎ

덧) 항상 즐겁게 읽고 있어요~
egoing 2009/12/12 08:32 L X
저도 몹시 궁금하게 보고 있습니다.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 :)
drzekil 2009/12/11 14:27 L R X
잡스의 유언이라.. ㅎㅎ
아이폰 OS의 공개는 아직 생각하기 좀 이르다고 느끼지만..
참 재미있네요..^^

언제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ㅎㅎ
egoing 2009/12/12 08:32 L X
저도 감사합니다. :)
생선 2009/12/12 11:48 L R X
아이폰 OS 의 공개라니... 무슨 말인지 잘...? 왜 그게 위 얘기의 결론이 되는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하나 더, 애플은 현재 컴퓨터 기업 또는 소프트웨어 기업을 표방하고 있지 않습니다. (가장 명확한 예로 애플 컴퓨터라는 기존의 회사 이름에서 컴퓨터를 빼버렸습니다.) 즉, 애플은 더이상 컴퓨터 업계의 주자로 자신을 자리매김하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애플은 잡스 복귀 후 30년 계획을 세웠고 그 첫 10년을 아주 성공리에 수행해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20년은 절대 컴퓨터 업계 안의 이야기가 아닐 겁니다. 따라서, 위에 말씀하신대로 역사가 되풀이될지는 미지수라 하겠습니다.

잡스의 성격을 보면, 최고를 지향하지 최다를 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수준의 저하를 동반하는 최다라면 단연코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습니다. 맥의 현재의 소소한 시장점유율은 그런면에서는 어쩜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egoing 2009/12/12 13:22 L X
그렇죠. 이 글은 다만 저의 생각일 뿐이고, 더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좋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입니다. 또한 최다가 전부라는 것에 저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최다를 만드는 것은 최초와 초고라는 점에서 이러한 가치는 한 몸입니다. 한편, 잡스가 최다를 무시한다는 생각은 조금 오해인 것 같습니다. 잡스가 아이맥을 들고 나왔을 때 가장 중요한 전략이 가격이었습니다. 또 셔플도 잡스의 작품이었죠. 잡스가 대단한 것은 그가 단순히 최다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 최초 안에 슬그머니 최다를 감춰두었다는 점입니다.
Mr. TExt 2009/12/12 15:39 L R X
제가 느린 것을-_-; 기술 발달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혼자만의 변명'으로 치환하고 있는 무지한 중생입니다.

그런 면에서 egoing님의 블로그를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그나마 '흐름'의 겉이라도 음미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네요^^

그나저나 잡스는 정말 관련 업계나 기술 발전의 역사에서
그야말로 명징한 상징일 수 밖에 없겠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egoing 2009/12/15 16:38 L X
그렇게 이야기 해주시니 블로그 하는 힘이 나는데요? 감사합니다. ^^
아크몬드 2009/12/13 02:09 L R X
Zune HD의 사례에서 보여 준 Windows Mobile 7의 가능성을 보면... 아이폰의 대항마가 2010년 나타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going 2009/12/15 16:38 L X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저도 좋내요. 오프에서 곧 뵙겠습니다!
비밀방문자 2009/12/17 18:45 L R X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going 2009/12/18 01:57 L X
노노 애픙은 전혀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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