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불안도 그렇다. 마음은 불안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향한다. 그런데,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은 물이 품고 있는 위치 에너지의 방향처럼 명백하지 않다. 일본을 충격에 몰아넣은 엽기적인 사건이 있었다. 중학생이 자고 있는 아버지를 칼로 살해한 것. 아이는 아버지와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그녀의 살의는 분명치 않다. 이 모호한 비극을 불안이라는 관점에서 재구성해보자. 아이와 아버지는 아주 살가운 지간이였다. 그 나이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아이에게 아버지는 혈육을 상회하는 존재였다. 그러다 아이는 내가 혹시 아버지를 죽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살의는 없었다. 계기도 없었다. 그것은 그냥 떠오른 생각이었다. 아이는 죄의식의 학대를 당하기 시작한다. 아이는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다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소망일 뿐, 일단 메아리치기 시작한 생각은 죄의식을 비틀어 꺽으며 도저히 통제가 되지 않는다. 억제할수록 뚜렷한 적의를 품고 집요하게 의식을 괴롭힌다. 아이는 강박적 사고에 갇혀버린 것이다. 벗어나려 몸부림칠 수록 옥 조이는 덧과 같은 것이었다. 죄의식은 오랜시간 아이의 정신을 유린한다. 지칠대로 지친 아이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분명한 방법을 선택한다. 그녀의 손에는 칼이 들려있다. 아이의 선택은 비극적이지만, 불안을 제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불안에 대한 이런식의 해결은 드문일이 아니다. 이를테면 담배를 끊고 싶은 사람이 여기있다. 이 사람의 의식은 담배를 꼭 끊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의식의 통제 밖인 생각은 그의 이번 켐페인도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장담한다. 실패에 대한 불안은 의지를 잠식하기 시작한다. 그는 담배를 계속 피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담배에 불을 당기는 행위를 통해서 명백하게 불안을 해소할 수도 있다. + 일상을 지배하는 힘 2008/09/08 20: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