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거시_lagacy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자주 쓰는 말인데,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만들어져 있던 것을 의미한다. 윈도우 비스타 입장에서는 XP가 되겠고, 동양에서는 업보, 서양에서는 카르마_karma라고도 한다. 좌우당간 턱걸이는 정신과 육체를 아우르는 철학적인 운동이다. 그것은 나를 들어올리는 운동이다. 다시 말해 레거시를 들어올리는 운동이다.
4년 전에 사업 비슷한 것을 해보겠다고, 1년간 본가에 내려가서 두문불출한 적이 있었다. 이 때 나의 생활을 지탱해준 중심에는 동네 뒷산의 약수터가 있었다. 다시 약수터의 중심에는 철봉이 있었다. 처음에는 한개도 버겁더라. 해서, 봉을 강하게 부여잡고, 매일 같이 뜀박질을 수십번씩 반복했다. 처음 한번은 어려웠지만 그 다음부터는 더 어려웠다. 공중에서 몸을 부양하기 위해서는 전신의 근육이 동원되기 때문이다. 지리멸렬하게 시간은 1년이 흘렀고, 컨디션이 좋은 날은 놀랍게도 20개까지 가능했다. 물론, 쿨하게 번쩍 번쩍 오르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 폼새가 처절하면도, 비루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턱걸이는 불과 1분안에 목표의 당락이 결정나는 운동이다. 동시에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긴장이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그 속에는 인생이 나노 이상의 정밀도로 집적되어 있다. 어제로 인한 자신감과 오늘로 인한 의기소침, 터질 듯이 조여오는 근육의 압박, 그로 인한 고독과 그 끝에서 맞보는 희열, 어제에 대한 열패감과 내일에 대한 자기 합리화가 다양한 스팩트럼을 이루며 촘촘히 펼쳐진다. 한올 한올의 근섬유가 혼신을 다해 물리와 사투를 벌이는 동안, 정신은 마음과 투쟁한다. 나는 턱걸이를 통해서, 운동이 단순한 육체적 훈련이 아니라, 정신까지 아우루는 종합적인 수련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턱걸이라는 투쟁과 긴장이 없었다면 나는 진작에 무너졌을 것이다. 서울에 다시 올라왔고 그 후로 오랫동안 턱걸이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전 방문에 철봉을 설치했다.
+ 시간이라는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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