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
333 비즈니스는 준비와 기회의 예술이다. 제 아무리 거져먹을 기회라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잡을 수 없고, 제 아무리 물샐 틈없는 준비라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헛방이다. 준비와 기회의 긴밀한 상호작용없이 성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모하다.

그래서 333전략을 만들어봤다. 이른 바 '치고 빠지는' 전략이고, 가난한 자의 창업 계획서이고, 우연과 필연의 단행본이다. 333이란 3명이 창업해서, 3개월 안에 회사 쪽내고, 3년 안에 쇼브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숫자에 끼어마춘 감이 없지 않지만, 고맙게도 각각의 숫자들이 각이 나와주신다. ㅋ

3명은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다. 3명으로 특정한 것은 무엇보다 돈이 없어서다. 또 굴뚝 산업이 아닌 이상 속도는 머릿수가 좌우하지 않기 때문이다. 직군에 따른 팀이 생기기 시작하면 소통의 비용이 생기고, 관료주의가 생기고, 정치가 생긴다. 거대 조직이 느려지는 것은 아이러니하게 같은 직군 내의 팀웍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직군 내의 팀웍이 강해질수록, 타직군과의 정치도 강해진다. 혹 회사가 커지더라도, 직군을 구별하는 팀은 조직하지 말고, 프로잭트 단위로 조직된 팀을 셋팅할 것을 제안해 본다. PM만 있고, 디자인 팀장, 개발 팀장은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3명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333전략은 아무나 구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가 없다면 333전략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런 점에서 평시의 인간관계는 중요하다. 필요할 때는 이미 늦었다.

3개월 안에 회사를 쫑내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가난하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동안 결판을 내지 못하면 결국 남의 일을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된다. 이건 정말 인생을 낭비하는 짓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준비다. 333전략은 무턱대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프로잭트를 시작하기 전에 치열하고, 치밀하게 비즈니스를 모델링해야 한다.그 다음은 함께 할 3인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어떤 비즈니스를 할 것인지, 회사의 소유구조는 어떻게 할 것인지와 같은 문제의 합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회사를 3개월 후에 쫑낼 것이고, 그 후에는 일단 각자 생업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자. 대신, 회사의 운명은 3년 안에 쇼부칠 것이고, 그 결과가 성공적일 때 과실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회사의 과실은 결국 지분으로 결정되는데, 지분은 무상과 유상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지분까지 말끔하게 정리되었다면 이제 프로잭트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

일정이란 과학이라기 보다 각오와 같은 것이다. 정신적인 과업이란 6개월 걸릴 것을 3개월에 끝낼수도 있고, 9개월이 지나고도 오리무중일 수 있다. 그렇다고 군사작전 뛰듯이 '까라면 까는'식으로 하라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완성도를 속이지 않는다. 하지만, 완성도는 윤리가 아니다. 그것은 여러가지 전략적 선택지 중의 하나다. 완성도에 있어서는 타협하지 않는 실무자들도 있다. 물론, 이들은 멋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333전략이 그리는 인재상은 상황에 따라 퀄리티의 완급을 조정할 줄 아는 유연한 실무자다. 333에서 시간이란 이데올로기고, 종교다. 3개월이 지나면 경영과 운영을 책임지는 1인만 남고 종무식을 갖는다. 사무실은 처분하고, 쓰던 컴퓨터를 퇴직금으로 한 체 각자 생업으로 돌아간다. 회사의 모든 신진대사를 최소화시키고, 동면상태로 돌입하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준비다. 이제 기회의 영역에 돌입한다. 이 단계에서 경영자의 주적은 고독과 애매함이다. 특히, 고독은 암세포와 같다. 이것은 잠복해있다가 어느 순간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안타깝게도 이것을 이겨내는 방법은 없다. 그냥 이겨내야 한다. 고독은 333전략이건, 피터드러커의 전략이건 모든 경영의 공통분모다. 동료가 없기 때문에 더 고독할 수도 있지만, 동료가 있기 때문에 더 고독할 수도 있다. 또, 이 바닥에서 3년이란,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이 단계에서 곤욕스러운 것은 흥하지도, 망하지도 않는 애매한 상태다. 그런 점에서 경영자의 최대 미션은 성공 이전에, 성공이든, 실패든 상황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2009/01/15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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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kiipos' me2DAY 2009/01/15 12:54 x
제목 : 키포스의 생각
재미난 글이다. 내 경험으로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 그 자체다. 아이디어가 unique하다면 개발자 2명으로 충분. (여기서 개발자란 기획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프로그래머)
Tracked from mepay 쇼핑몰 전문 블로그 2009/04/21 09:04 x
제목 : 쇼핑몰 창업에서 숙면 상태 유지
생각이 많을수록 간결하게 살아야 한다. 갖고 싶은 것이 많은수록 적게 가져야 하며. 먹고 싶은 것이 많을수록 적당히 먹어야 한다. 욕심은 끝이 없다는 것을.. more.. 하나를 가지면 또 다른 하나가 가지고 싶어진다는 것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끊임없이 간결해지기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ego+ing 님의 '333 사업 아이디어'는 한번쯤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3명이 창업해서, 3개월 안에 회사 쪽내고, 3년 안에 쇼브..
쉐아르 2009/01/15 02:57 L R X
사업기획에 대한 글이지만, 왠만한 경영서적이나 철학서적보다도 큰 메시지를 주네요. 속도 그리고 선택과 집중이 있다면, 그리고 믿고 같이 할 수 있는 두사람만 있다면 해볼만 할 것 같습니다. 부디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egoing 2009/01/16 08:40 L X
제가 사업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이런 식의 비즈니스 플랜은 어떨까?하고 생각해본 것입니다. 아무튼 파이팅은 매우 감사드립니다. ^^
mepay 2009/01/15 07:49 L R X
3하나 추가요!"필요로 하는 예상 자금의 3배를 미리 준비하라"
egoing 2009/01/16 08:41 L X
흐흐, 이 전략의 목표를 정확히 짚어주셨내요. 333은 3배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소중한시간 2009/01/15 10:02 L R X
아무것도 벌지 않아도 버틸수 있는 여유자금이 6개월치는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_-;
위 글대로라면 3개월이겠네요 ^^;;
egoing 2009/01/16 08:42 L X
예 맞습니다. 저는 위의 전략을 3년간 유지할 수 있는 최소가 아니라, 최대 비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하지 않는 것이 낳을 것 같구요.
moriah 2009/01/15 10:33 L R X
그러한 두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것이
가장 큰 어려움일 것 같습니다.
egoing 2009/01/16 08:43 L X
맞아요. 사람 찾기가 어렵죠. 또 꿈만 가지고, 잘 다니던 직장 그만둘 사람이 많지 않아요.
mki4658806 2009/01/15 11:18 L R X
아~~~
egoing 2009/01/16 08:43 L X
먼가 발견하신 겝니까? ㅎㅎ
niceThink 2009/01/15 12:18 L R X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 하는 좋은 포스팅이네요.
egoing 2009/01/16 08:44 L X
감사합니다.
비밀방문자 2009/01/15 14:56 L R X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going 2009/01/16 08:44 L X
필요할 때 연락드리겠습니다. ^^
정지웅 2009/01/27 16:41 L R X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 배움을 얻어가네요. 감사합니다 ^^
egoing 2009/01/27 22:46 L X
저야말로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좋은 글을 쓰고 계시내요.
enamu 2009/04/21 12:10 L R X
웹 서비스의 상당수가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인 운영 및 업그레이드를 필요로 할 텐데 말이죠. 이걸 네이버 식으로 시즌2, 에피소드3처럼 프로젝트로 묶어서 하는 건 아닌 것 같고요. 이런 경우에도 333 전략을 적용할 방법이 있을까요?
egoing 2009/04/22 01:59 L X
333전략의 맹점 중의 하나가 바로 운영과 유지보수의 문제지요. 조직을 해체한 후에 각자 일터로 떠나있는 동료들의 헌신적인 노력만 바랄 수는 없는거니까요. 그래서 운영을 시스템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좀 더 생각해보고 정리해볼께요. enamu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도 궁금한 문제입니다.
필로스 2009/09/28 16:17 L R X
이 단계에서 곤욕스러운 것은 흥하지도, 망하지도 않는 애매한 상태다. 그런 점에서 경영자의 최대 미션은 성공 이전에, 성공이든, 실패든 상황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333보다 이게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egoing 2009/09/29 17:17 L X
예 자기를 안다는 것은 소크라테스 때부터 어려운 일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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