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노무현 명절이라 대구에 내려와 있다. 보수의 심장인 이곳에 있자니 노대통령이 생각난다. 얼마 전에 권양숙 여사가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묘역공사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나는 공사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의아한 생각을 가졌다. 그리고 검색을 해봤더니 예상대로 기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제일 먼저 '아주 작은 비석 건립 위원회'가 꾸려졌고, 유홍준 교수나 황지우 시인과 같은 각계의 명사들이 여기에 참여했다. 그리고 '빈자의 미학'으로 유명한 승효상씨가 묘역의 설계를 담당했다. 명사들이 참여해서 만든 묘비명과 최고의 석공이 만든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인공비석. 여기에 빈자의 미학을 추구하는 대규모의 묘역이 조성되는 것이다. 그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노대통령의 비석이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못생긴 돌멩이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의 묘석을 만나러 가는 길이 비가 오면 진흙이 묻고, 눈이 오면 갈 수 없는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 노대통령은 결핍의 의미를 잘 이해하는 어른 중의 한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결핍을 날 것 그대로 드러냈고, 사람들은 그 빈자리를 채워주었다. 그는 날 때부터 풍요로운 사람이 아니었지만, 타인의 참여로 풍부한 사람이 된 것이다. 남겨진 이들이 그의 죽음을 작게 묘사할수록 이 죽음은 더 크게 빛날 것이다. 그러면 세상은 그의 작은 비석이 아니라, 거대한 부엉이 바위를 가르켜 그의 비석이라고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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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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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 2010/02/14 02:39 L R X
저도 '아주 작은 비석'의 의미가 많이 희석되는거 같은 기분이라 기분이 묘합니다... 물론 그분들의 마음을 모르는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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