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사의 배후 잔혹사의 배후에는 예외 없이 관료주의가 연루되어 있다. 그 핵심은 죄의식을 희석하는 것이다. 명령권자는 명령하고, 집행자는 집행한다. 집행자는 명령권자의 명령에 따른 것뿐이고, 명령권자는 집행하지 않으니 현장의 참상을 경험하지 않는다. 관료주의의 진가는 의도가 모호할 때 드러난다. 행여 명령권자가 의도를 명령의 형태로 구체화하지 않았더라도 집행자는 명백한 명령에 따라 집행한다. 관료주의가 확성기로 기능하기 때문에 그렇다. 명령권자의 모호한 의도는 맹렬한 속도로 명맹백백해지며 집행자에게 툭 떨어진다. 잘못한 사람은 없고 억울한 사람만 남는다.
2009/05/28 15: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