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릭스 에 해당하는 글2 개
2009/04/20   money matrix (8)
2009/02/17   matrix 4.1 (7)


money matrix
money matrix 메트릭스는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오는 상상의 나래가 아니다. 이진수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메트릭스는 도처에 있다. 그 중 가장 뿌리깊고 공공연한 메트릭스는 돈이다. 이것을 영화 속의 메트릭스에 비견할 수 있는 것은, 그 지배력이 강해질수록 물리적인 실체도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붙잡힌 모피어스의 땀을 흘겨보며 스미스 요원은 이렇게 말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smith 말해 주지. 난 여기가 싫어. 이 동물원... 감옥... 현실..., 뭐라고 부르던 간에 더 이상은 못 참아. 냄새 때문이지. 그런 게 있다면 말이야. 냄새가 내개도 배는 것 같아. 네... 지독한 냄새가 느껴져. 그럴 때마다 마치 나도 감염된 것 같아. 아주 불쾌해. 안 그래? 난 여기서 벗어나야 해.


돈도 마찬가지다. 돈의 육체는 푼돈인 금속으로 시작해서, 지폐를 거쳐서, 계좌번호로 소멸한다. 돈은 물리적인 육체를 혐오한다. 그것은 자신의 지배력을 물리적인 한계 속에 감금시키기 때문이고,  동시에 그 육체가 물리적인 것에서 논리적인 것으로 소멸 할수록 그 지배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원래 돈은 처음엔 사물의 가치를 가늠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돈만 보고, 그 대상의 가치를 판단하기 시작했다. 이제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돈이다. 명품이라서 비싼 것이 아니라, 비싸기 때문에 명품이 된다. 가치의 가늠자가 아니라, 가치의 결정자. 이것이 돈이 누리고 있는 권력의 전모다. 또한, 돈은 인간을 갈라놓는다. 고용자와 피고용자, 구매자와 생산자, 보험의 가입자와 지급자. 돈을 갖기 위해서 바둥거리는 동안 이들은 서로를 혐오하게 된다. 서로를 혐오하는 동안 이들은 돈을 사랑하게 된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돈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돈은 통화정책을 통해서 종족을 보존하고, 그 돈의 소유주가 지닌 욕망을 정신으로 한다. 그리고 그가 파산할 때까지 욕망을 소진시킨다. 그가 망하면, 돈은 간단하게 그를 떠난다. 이 과정에서 돈이 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들은 돈을 못 가져서 안달이거든. 결국 인간은 교환가치의 편리함을 위해서 돈을 만들었지만, 이제 인간의 마음을 만드는 것은 돈이다. 인간은 돈의 신진대사를 유지하는 수단으로써 전락했다. 우리는 숙주다.

2009/04/2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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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 2009/04/21 00:07 L R X
글 주제와 관련된 얘기는 아니고, 일부 문장에 대해 말을 덧붙여 봅니다. 이의나 동의는 아니고, 그냥 조금이라도 연관성 있는 생각이 떠올라서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장이랄까요. 쿠쿠.

> 그것은 자신의 지배력을 물리적인 한계 속에 감금되는 것을 지독히 싫어한다. 동시에 돈은 그 육체가 물리적인 것에서 논리적인 것으로 소멸 할 수록 그 지배력이 커진다. 원래 최초의 돈은 물리적인 대상의 가치를 가늠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가치는 시간 축과 공간 축 영향을 받지요. 시간과 공간을 함께 엮은 것이 이동성이겠고요. 돈이 물체에서 벗어나 논리상 숫자가 되는 즉시 이동성(시간 x 공간)이 증가하며, 이에 따라 가치도 함께 증가합니다.

> 결국 인간은 교환가치의 편리함을 위해서 돈을 만들었지만, 이제 인간의 마음을 만드는 것은 돈이다.

개념을 표현/재현(representation)하기 위한 도구(기호)가 말이며 글인데, 가끔은 말과 글로 개념을 만들기도 하지요. 이를 수용하면 비유나 은유, 혹은 다른 차원을 달리는 듯한 개체가 되지만, 수용하지 않으면 오해가 되겠고요. 그런 점에서 허경영과 현 정권은 형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

뻘글을 달았네요. 지금이닷. 후다닥.
egoing 2009/04/21 10:03 L X
저의 생각을 더 멋지게 풀어주셨내요. 특히 두번째 부분은 저도 고민을 많이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러한 현상을 가치의 화석화라고 표현을 하는데요. 돈이건 미의식이건 습관이건 그것이 단단하게 굳어지면 변화된 상태를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몇번 더 글을 써볼 생각입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정윤호 2009/04/21 12:21 L R X
물신화 (화폐/돈의 신격화), 인간의 소외, 자본주의가 돌아가는 매커니즘까지... 명문입니다! ㅎㅎ
egoing 2009/04/22 01:59 L X
부끄럽내요;;
ghost 2009/04/22 10:11 L R X
흐흠 근데 한가지 위험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돈이 지배력을 늘려간다고 의인화 한듯한데요.. 그건 나타난 현상에 지나지 않는 듯해요.

오히려 돈 자체가 지배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의 지배력이 높아져서 이득보는 사람들이 의도했기 때문에 돈이 지배력이 있고 점점 그 영향력이 커지는 것 아닐까요?

명품이 비싸서 명품이 아니라 비싸기 때문에 명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돈의 속성 때문이 아니라 제 3자에 의한 의도적이지만 은밀한(?) 공작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현재 글에서 이야기되는 돈의 속성이나 성향은 돈의 성향이 아니라 다른 무엇인가의 성향과 의도입니다.

이 글에서는 마치 그 의도를 의도적으로 가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egoing 2009/04/22 10:13 L X
그렇게 생각할 수도 :)
ghost 2009/04/22 10:12 L R X
돈 대신 자본가? 권력자? 빅브라더? 등등의 낱말을 넣어도 이상하지 않네요. ㅋㅋㅋ
egoing 2009/04/22 10:21 L X
그런데 인간의 욕망을 만드는 것이 돈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를테면 진보에서는 자본가와 노동자를 구분짓습니다. 하지만, 그 노동자가 자본가가 된다면 세상이 달라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은 그대로 입니다. 결국 특정한 개인에 의해서 지배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돈이라는 메트릭스 환경 아래에서 돈을 가진 자와 돈을 가지지 못한 자가, 그 환경이 구획지어 놓은 역활에 따라서 정해진 행동을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이것은 인간성과 은유를 뛰어넘습니다. 그리고 저는 인간만이 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존재를 좀 유연하게 생각해보면 인간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도 지능의 성격을 띌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국가라는 주체가 국민이라는 구성원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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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rix 4.1
matrix 4.1 약속대로 메트릭스의 시스템은 시온으로 마이그레이션 됐고, 기계는 메트릭스에 대한 루트(ROOT)권한을 시온으로 인계했다. 메트릭스의 주인이 바뀐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라 긴 시작의 일부였다. 기계가 물러간 후 시온은 격랑속으로 빠져 들었는데, 배신자 사이퍼의 예를들어 중요한 것은 인식이라며 메트릭스의 유지를 주장하는 유지론자들과 진실을 주장하는 파괴론자들이 팽팽하게 대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 유지론자들은 메트릭스를 통해 공급 받을 수 있는 에너지를, 파괴론자들은 메트릭스인들의 노동력의 가치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을 뿐, 메트릭스인들의 실체적인 행복은 이들의 안중에 없었다. 이러한 대립은 사실 예정된 것이었다. 시온은 에너지와 노동력을 모두 필요로하는 인간계이기 때문이다. 메트릭스의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은 두세력의 헤개모니 싸움으로 확전됐고, 이 와중에도 메트릭스 안의 인간들은 그들의 주인이 바뀐지도 모른체 1999년을 살아가고 있었다.

모피어스는 제거됐다. 유지론과 파괴론자들은 이상주의자가 아니다. 이들에게 모피어스의 효용은 전쟁이 끝나면서 소멸되었다. 전후 모피어스의 영향력이 정파를 막론한 공통의 위협으로 간주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기계도 어쩌지 못한 '전설' 모피어스는 그의 방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는다. 네오는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온의 그 어떤 권력도 그의 귀환을 돕기 위한 조취를 취하지 않았다. 시온은 이들의 불행을 일제히 애도 했지만, 애도의 규모만큼이나 망각은 빠르게 따라왔다.

한편, 메트릭스를 둘러싼 갈등으로 뒤숭숭한 와중에 사고가 발생한다. 메트릭스 내 소규모 휴먼슬롯에서 버그 리포트가 올라온 것이다. 버그는 크리틱컬 A로 분류되는 악성이었다. 사실 메트릭스가 시온으로 완전히 인계된 것은 아니었다. 시온전(war) 이전부터 기계는 불완전한 메트릭스를 대체할 에너지원을 찾고 있었다. 이들이 대안으로 상정한 것은 지열이었다. 시온전에서 사용된 굴삭기는 원래 지열을 개발하는 용도로 제작된 것이다. 하지만 지열을 개발하는 데는 막대한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들은 과도기적인 에너지원인 메트릭스를 지켜야했고, 이를 위협하는 시온의 제거에 나선 것이다. 그 사이에 스미스의 반란이 일어났고, 스미스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기계는 네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시온전 이후 인간과 기계는 일종의 조약을 체결하는데, 그 골자는 메트릭스에 대한 한시적 공동관리였다. 기계 입장에서는 지열이 가동하기 전까지 사용할 에너지원이 필요했고, 인간은 메트릭스의 즉각적인 붕괴로 인한 난민문제에 대한 대안이 없었다. 이번에 버그가 발생한 슬롯은 기계의 지배가 단계적으로 해제된 구간 중 하나였다.

이 과정에서 시온은 버그의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드러낸다. 인간이 이해하기에 메트릭스는 너무나 정교하고, 거대했기 때문이다. 또 인간이라는 불확정적인 지능을 가진 객체를 제어하는데는, 불확정적인 방식의 유지보수가 필수적인데, 이것이 스미스의 역활이었다. 네오에 의해 스미스가 제거된 후 메트릭스에는 스미스의 대안이 없었다. 게다가 기계는 메트릭스를 임시적으로 운영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인터페이스만을 제공했을 뿐, 메트릭스의 하부구조에 대한 디버깅 수단은 제공되지 않았다.  메트릭스에 대한 시온의 무능은 파괴론의 정치적인 입지를 강화시킨다.

결국 파괴론자들의 제안에 따라 메트릭스에서 해제된 인간들에 대한 수색작업이 시작됐다. 수색대의 보고는 참혹했다. 그것은 정신적 쇼크와 기아상태가 만들어낸 세기말적 참상이었다. 구역내 거주자 10%만이 생존했으며, 그나마 생존자 중의 20%는 음식을 섭취하자마자 죽어버렸다. 갑작스러운 영양공급과 이질적인 음식의 섭취로 인한 쇼크 때문이었다. 파괴론자들은 의도적으로 메트릭스의 참상을 미디어에 흘림으로써 시온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시온으로 들어온 메트릭스인들은 시온인들의 환대 속에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메트릭스인 중 다수가 메트릭스로 자신을 돌려보내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삶이 허구였다는 사실을 폭로한 시온을 저주했다. 또, 일부는 매춘과 폭력에 그리고 1999년에 대한 시뮬레이션에 집착하거나, 술과 마약을 찾았다. 자연스럽게 범죄가 폭증했다. 메트릭스인들이 정착한 H구역은 슬램화 되기 시작했다. 미디어는 연일 메트릭스인의 잔혹한 범죄를 다뤘고, 메트릭스인들에 대한 시온인들의 적개는 증폭되었다. 그 배후에는 유지론자들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파괴론자들의 정치적 입지는 축소일로에 놓였다. 이들은 그 타결책으로 메트릭스인에 대한 규범을 정의한 '난민 특별법'을 입안한다. 이것은 메트릭스인을 난민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시온에 정착하기 위한 전향적인 지원방안을 결의하고 있었다. 그 안에는 대규모 자금의 즉각적인 집행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 규정, H지구를 메트릭스인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등의 조항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로써 H지구는 일종의 난민 수용소가 되었다. 이 지역에는 안전상의 이유로 시온인과 미디어의 접근이 엄격하게 차단되었다. 폐지론자들은 제일 먼저 H지구 내로 술을 유통시키고, 마약을 묵인했다. 그 결과 H지구의 범죄가 폭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지구에는 감옥이 없었다. 죄목이 확정된 메트릭스인은 시온의 제건 현장으로 즉각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파괴론자들은 범죄를 조장했고, 범죄의 결과는 강력한 지배였다.  계속

+ matrix 4.2


2009/02/1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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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t 2009/02/17 10:51 L R X
1등 (평생처음 해보는 나쁜짓)
칫솔 2009/02/17 11:43 L R X
2등!
(찌질한 순위 댓글 싫어하는 이고잉님 괴롭히기~ ㅋㅋㅋ)
한날 2009/02/17 13:20 L R X
아싸, 순위권!
블루마린 2009/02/18 14:46 L R X
너무 재미있어서 난생 처음 댓글 답니다.
egoing 2009/02/19 09:01 L X
감사합니다. ^^
2009/07/30 01:41 L R X
시온은 자본주의나 현대 민주주의 시스템이 아닌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듯 보입니다. 화폐나 투표같은 개념이 나오질 않았죠(....)
egoing 2009/08/01 19:55 L X
흥미로운 지적이내요. 저도 그 문제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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