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에 해당하는 글2 개
2010/02/07   명절 (13)
2008/09/15   명절 (7)


명절
명절 명절만 되면 동갑내기 육촌을 만난다. 그런데 우리 사이가 참 어색하다. 나는 기본적으로 낯을 가리지 않는데 유독 이 친구랑 있으면 어색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것의 책임은 일차적으론 당사자들의 문제지만 이차적으로는 부모세대의 탓이고 근본적으로는 시대의 문제다. 어른들에게 사촌은 어린시절부터 같이 자란 동무사이이다. 하지만 육촌지간인 우리는 일단 관계도 멀 뿐 아니라 일년에 한두번 잠깐씩 얼굴을 마주하는 사이다. 어른들 입장에서는 사촌의 자식들끼리 친하게 지내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그건 당신들의 바램일 뿐이고 우리입장에서는 머나먼 남인게다. 다 커서 만났으면 모를까 꼬꼬마 때부터 어색한 사이로 굳어진 우리가 갑자기 살가워지는 것은 참 새삼스러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새삼스러운 것의 위력은 대단하다. 명절의 문제는 오만가지 긴장을 죄다 덮어두고 그 앞에 즐거운이라는 수식을 철석같이 붙여 놓는다는 점이다.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간주 하는 것은 아주 나쁜 습관이다. 2010/02/0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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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KXER 2010/02/07 22:52 L R X
맞는 말씀.......그래서 저는 친가와 거진 15년 이상 왕래를 하지 않고 있죠.
egoing 2010/02/08 17:52 L X
저에게도 친척들과의 만남이란 책임감이 더 큰게 사실입니다.
주성치 2010/02/07 23:04 L R X
저는 대학다닐때까지 이종사촌 누나랑 되게 어색했는데
둘 다 서울에서 일하게 되면서 갑자기 급친해졌네요;;
expme 2010/02/08 12:43 L X
저는 저번 추석에 이종사촌 누나랑 대판 싸웠는데 이번에 봐야할 거 생각하니 뻘쭘하네요~ ㅎㅎ
egoing 2010/02/08 17:52 L X
그건 아주 좋은 일이죠.
저는 이종사촌들과는 아주 친한 편이예요 :)
Bluepill 2010/02/08 10:12 L R X
어쩌면 마음에 머물고 있는 말들을 이렇게 잘 표현해 주시는지. 늘 잘 보고 있습니다~
egoing 2010/02/08 17:53 L X
감사합니다 :)
비밀방문자 2010/02/08 11:04 L R X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going 2010/02/08 17:54 L X
흐흐 감사합니다.
두루 2010/02/09 14:04 L R X
한편으론 그나마 명절이라는 공간이 있기에 소통의 기회가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는... 물론 무조건 '즐거운'이라는 딱지는 당연히 확 떼어내 버려야 하고...^^
명절 잘 보내세요~~
silent man 2010/02/15 03:23 L R X
사촌이 혹시 정형돈씨인가요...?
(죄송합니다-퍽-)
egoing 2010/02/16 01:42 L X
ㅋㅋ 전 TV가 없어서 그게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ㅋㅋ
silent man 2010/02/18 02:06 L X
무도에서 정형돈 캐릭터가 '누구와도 어색한 뚱보'였죠. 요즘은 좀 달라졌지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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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명절 명절이 나에게는 예비군 훈련보다 지루한 절기다. 가족들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그 범위가 가족을 넘어 친척, 사촌을 넘어 육촌까지 확장되면 명절은 좋을 것도, 싫을 것도 없는 무의미한 진공상태가 된다. 특히, 또래가 없는 나에게 명절이란 로빈슨 크루소의 섬과 같은 고독이다. 물론, 6촌 중에는 동갑내기가 한명있다. 모르는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 나지만, 이 친구와는 도통 가까워지지가 않는다. 이 친구는 어릴 때부터 그냥 얼굴만 아는 사이였는데, 그렇다보니 좀 친해지려고 해도 '새삼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모르는 사람과 친해지는 것이 훨씬 쉬운 것을 보면 '새삼스럽다'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렇다보니, 명절이라는 공간은 고독을 넘어 불편하기까지 하다. 나의 고향은 대구고, 나의 본적은 안동김씨인데, 이 둘의 조합은 아주 강력한 보수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다. 진보도 아니지만, 보수는 더더욱 아닌 나에게 명절이 불편함을 넘어 불쾌하기까지 한 이유다. 이 번 명절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 누구도 정치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든 것을 노무현 탓으로 돌리던 어르신들은 이제는 정치에 대해서 함구로 일관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가슴이 답답해지는 이유는, 명절이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님에도, 즐거움을 간주하고 있는 이 거짓된 사회적 분위기다.
2008/09/1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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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 2008/09/16 01:17 L R X
(켄시로 말투로) 넌 이미 즐거웁다.
.
저는.
평소엔, 혹은 어떤 안좋은 일이 생겼을 땐 남이 되거나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다가, 명절이 되면 반짝 정겹고 풍요로운 사이가 되는 두 명절(설, 한가위)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일이 있을 때 만나는 “남”이 더 편하고 나아요. 흐흐.
egoing 2008/09/16 09:12 L X
동감.
미탄 2008/09/16 23:39 L R X
'새삼스럽다'의 위력은 대단하다...

이고잉님의 글이 포장하려는 기운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만만치않은 감수성과 표현력의 조합 같은데요. ^^
egoing 2008/09/17 15:37 L X
하하 감사합니다.
태코 2008/09/17 20:46 L R X
음.. 연락하지 그랬어여...
하긴.. 저도 비슷한 이유도 있고... 조카들과의 전쟁 아닌 전쟁도 해야 하고... 에.. 또... 이 나이에 누님들 앞에서 깨갱해야 하는 형편이라....
그닥 즐겁지만은 않으니...
egoing@gmail.com 2008/09/18 10:45 L X
ㅎㅎ 제가 다음에 청주가면 연락 드릴께요 :)
행인 2009/07/29 22:12 L R X
나도 명절이 싫은데.. 그저 과거의 관습에 젖어서 왜 이런
쓸모없는 명절은 왜 지내야 하는지..
그냥 과거 농경사회에나 적합할뿐 정보화사회에는 오히려 부작용만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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