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에 해당하는 글1 개
2009/04/24   말장난 2 (16)


말장난 2
말장난 2 몇일 전에 말장난에 대한 고백조의 글을 하나 썼다. 최근에 "숫자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우아한 생존 매뉴얼"이라는 책을 샀다.(봤다가 아니다) 그중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수를 좋아하는 사람의 취미에 대한 언급이었는데,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수에서 어떤 규칙을 찾는 것을 즐긴다고 했다. (여기서부터 살짝 스포일러) 영화 노잉에서는 MIT교수가 난잡하게 기록된 숫자 속에서 911을 찾아내고, 그 뒤에 따라오는 숫자가 희생자의 숫자임을 알아낸다. 결국, 이 난잡한 숫자들의 조합이 미래를 암시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인류의 마지막 재앙을 막으려고 이리저리 뛰어 다닌다. (여기까지 스포일러) 참 멋지지 않은가?

이것과 비슷한 동기에 해당하는 오락이 있는데, 바로 말장난이다. 말장난이란 같은 소리면서 다른 의미를 지닌 단어를 매개로 새로운 문맥을 만들어내는 언어적 유희다. 이것의 핵심은 문맥의 의외성이다. 언어는 숫자보다 훨씬 오래된 논리적 도구이다. 그렇다 보니, 언어는 기본적으로 논리적이다. 그런데 말장난이 끼어들면 예상하지 못했던 문맥이 불쑥 나타나면서 논리적 완결성이 한방에 와해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논리치하에 있던 무의식이 기지개를 켜면서 뛰쳐나온다.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지고, 새로운 관점의 생각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것은 세계를 구하지는 못하지만, 생활을 구한다. 동시에 말장난의 주인공에게는 가벼운 핀잔이 융단폭격으로 돌아온다. (그 총량은 무겁다) 숫자 좋아하는 사람은 MIT교수가 돼서 세계를 구하겠다고 나대는데, 나 같은 사람은 사무실에서 개 무시를 당한다. 이거이 좀 불공평하다. 그래서 말장난은 캐주얼한 순교다. 그걸 몰라주니 더욱 그렇다. 나도 이 글 쓰기 직전까진 몰랐다. ㅎ

PS. 이 글에서 말장난의 주옥같은 사례를 풍부하게 소개하려고 했다. 그런데 말장난이라는 것이 지극히 무의식적인 거라 그 사례를 의식적으로 만들어보려고 하니 영 신통치 않다. 또 이것이 사고를 거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걍 팅겨나가는 일종의 반사작용이다 보니 차분하게 저장된 기억도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검색이 안 되는 건지, 저장이 안된건지... 심심한 글이 된 것 같아서 탐탁지 않아 하는 중.


2009/04/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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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ay 2009/04/24 11:42 L R X
약간 심심하니 소금을 좀 쳐야겠네요.ㅋㅋㅋ (말장난이었음다.-_-;)
j준 2009/04/24 12:51 L X
소금.. 조금..
j준 2009/04/24 12:50 L R X
말장난은 언어적 유희의 즉흥성의 정점이라고 봅니다. ?응??
그나저나 케쥬얼한 순교...멋진 표현인데요. ^^
egoing 2009/04/28 07:54 L X
언어능력의 정점 중 하나죠. 높은 수준의 트래이닝이라고 생각합니다
ghost 2009/04/24 14:46 L R X
흠 이또한 말장난이군요. ㅋㅋㅋㅋ
egoing 2009/04/28 07:54 L X
흠 이 또한 말장난이고 ㅎㅎㅎㅎ
ghost 2009/04/24 15:25 L R X
이고잉님 자꾸 저를 사칭하면 사랑해버릴테에욧~~!!!
egoing 2009/04/28 07:55 L X
제가 ghost라는 닉네임으로 윗 쪽의 댓글을 단 것이 아닙니다. ip를 보니 ghost님 회사 ip군요.
2009/04/24 19:34 L R X
저도 매일매일 대화할 때마다 그런 말장난? 이랄까 한글파괴ㅋㅋ를 좋아합니다.~음둥.~긔.~귤.예를 들어 토닥을 긔체로 쓰면 토다긔;그리고 'Amor'-아모르- 거꾸로 읽으면'Roma'가되죠.
저도 공감합니다.모아두고 싶은데 기억이 안나요.이거 기록의 생활화가 중요하다는데 실천은 요원하네요.(웃을 일이 아닌거 같아 난감하고)
egoing 2009/04/28 07:56 L X
저는 저의 말장난을 스토킹하는 속기사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 사례를 모아두고 있더군요.
silent man 2009/04/26 15:50 L R X
농이 아니라 한 말장난 하는 편인데, 약간(?)의 비주류 정서와 냉소, 므흣함을 지향하는 편이라 낯선 이들 앞이나 연장자가 있는 자리에선 쓰기가 매우 곤란하다는 단점이 있네요. (웃음)

그런데 정말 말장난의 순간의 미학이지 막상 의식적으로 떠올리려 하면 영 마뜩찮은 것들만 생각나지요.
egoing 2009/04/26 21:43 L X
문맥 속에서만 빛을 발휘하죠. 텍스트로 옮겨적는 순간 휘발해버릴 걸요?
CK 2009/04/28 14:12 L R X
말을 타고다녀야지, 장난을 걸면 어떡하나요.
egoing 2009/04/29 08:23 L X
;;;;; 후덜덜입니다.
graphittie 2009/05/05 13:39 L R X
Bible Code라는 게 있지요. 노잉의 소재가 고거에서 따온 듯. 책도 번역되어 나온 게 있는데 읽어보면 사람 심리상 혹 하는 내용이지만, 반대론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윈숭이가 타이프라이터에서 뛰어놀다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타이핑할 정도의 운이 아닌 현상이라고 하대요. 소설 모비딕에서 디코드한 케이스도 있고... 더 자세한 내용은 구글신에게 토스~.
egoing 2009/05/06 08:46 L X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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