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캐스트와 링크 나도 재미나게 본 워낭소리의 대성공 이후 곧곧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할아버지가 살고 있고, 죽은 소가 묻힌 동네를 관광 상품화 시키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준비되지 않은 관심은 때로 재앙이 된다. 집으로가 그랬고, 맨발의 기봉이도 그랬다. 어텐션 이코너미(attention economy)라 불리는 신경제는 수완 좋은 사람들을 위한 것일 뿐,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재앙이 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그곳에 방문할 수 있는 권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곳이 공유지라면 누구나 이동할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철학없는 행태를 비판 할 수는 있지만, 이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도의적인 것으로 제한된다. 결국 세상사를 다 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시말해, 법 이전의 해결책이 필요한 문제다.
얼마 전에 뉴스캐스트와 저널리즘의 양극화라는 글을 썼다. 뉴스케스트의 아웃링크 정책이 저널리즘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본 글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웃링크를 통한 언론사 사이트의 직접링크는 자본과 기술이 충분한 조중동을 제외한 중소 매체들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 사람이나 언론사나 정력적이고, 품위있게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픈캐스트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포털의 품 밖에 있는 중소 독립사이트들에게 네이버의 막대한 트래픽은 확실한 재앙이 될 수 있다.
전직장의 직원이 막 20명을 넘어서는 즈음이었다. 우리는 다같이 식사를 했다. 회사는 작았지만, 단위 손님으로는
최대 인파였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최고의 손님이었다.고 우리는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가 애용하는 식당이 족족이 문을
닫는 것 아닌가? 생각해보면, 불규칙하게 방문하는 20명이 넘는 손님들이 식당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수요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웃식당으로 밥빌리러 가는 모습을 자주 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던 것 같다. 벌써 10년 전 게임방 알바를 할 때, 가장 짜증나는 손님이 초등학생들이었다. 이 친구들은 딱 천원씩 들고와서 선불을 걸어두고, 딱 한시간씩만 한다. 문제는 아이들이 난입하는 시간이 직장인들의 피크타임과 겹친다는 것이다. 결국 어린친구들이 피크타임을 점령함으로써
야간정액을 끊으려는 어른들을 쫏아버리는 샘이다. 모든 트래픽이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링크로 인한 인터넷의 인구 유동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이것은 비단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블로그의 방문자 중 꽤 맞은 수가 인간이 아닌 로봇이다. 검색엔진부터, RSS 수집기, 스팸로봇까지 수 많은 로봇들이 들락날락거리고 있다. 지금야 공개된 글임을 근거로, 링크를 허용하고 있다고 간주할 수도 있지만, 양이 달라지면 질도 달라지는 법. 링크를 통한 엄청난 인구유동성은 웹의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네이버만 탓할 일은 아니다. 네이버는 어쨋든 가두리 양식장이라는 혹평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색과 같은 근본적인 개방에 접근하고 있지 못한 것은 여전히 아쉬운 점이지만, 작은 진보도 평가할 것은 해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일련의 캐스트 시리즈를 높이 평가한다. 오픈캐스트 서비스 자체가 링크 문제로 좌초된다면 그것은 인터넷 생태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 링크도 함부로 걸 수 없는 웹는 너무 삭막하다. 링크의 소극적 적용은 또 다른 부조리가 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자사 중심의 네이버 때문에 네이버 밖의 서비스가 말라죽고 있는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 아닌가?
많은 논의가 있었고, 대안도 있었다. 거기에 별볼일 없는 대안을 하나 더 추가하자면, 지금 네이버의 문제 중의 하나는 트래픽 편중현상이다. 이것은 기술적인 것과 별개로, 마케팅적인 이슈도 얽혀있는데. 일반적으로 사업자들은 상위 10%에게 압도적인 트래픽을 몰아줌으로써 스타를 키운다. 스타가 되고 싶으면 연락하라는 수작이다. 물쩡 모르는 후발주자들은 푸른 꿈을 앉고 줄서기에 나서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쓸쓸한 소외다. 그래서 말인데, 트래픽이 한곳에 집중되는 것을 완화시키는 것은 어떨까? 오픈캐스트와 링크된 사이트이트의 유입률을 측정해서, 이에 따라 링크를 적절하게 분산시켜주는 것이다.
아니면 라이센스를 표시하는 것이다. CCL은 이에 대한 좋은 대안인데, 아쉽게도 CCL이 저작물에 대한 권리 외에 링크에 대한 권리까지 명시적으로 포괄하고 있지는 않다. 이 점을 CCL에서 좀 더 주의깊게 수용해준다면 안심하고 링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또 기술적으로는 화이트 리스트와 블랙 리스트를 검토해 볼 수 있겠다. 블랙 리스트는 사회에서도 많이 쓰는 말이다. 문제의 인물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관리하는 것 말이다. 기술적으로는 스팸을 차단할 때 많이 사용한다. 반대로, 화이트 리스트는 안전한 것으로 인증된 경우에만 허용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화이트 리스트는 링크를 허용하는 도메인의 리스트이고, 블랙 리스트는 불용하는 경우의 리스트다. 이 리스트를 관리하는 중립적인 기구를 설립하면 어떨까? 그 리스트를 Open API형태로 만들고, 브라우저를 비롯한 웹 에플리케이션, 웹서비스 공급자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오픈캐스트나, 블로그, 혹은 브라우저에서 특정한 사이트에 대해서 링크를 걸려고 하면 해당 사이트가 링크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화이트 리스트는 일단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우선은 링크를 불용하는 사이트의 목록인 블랙리스트를 공유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링크를 기피하는 피해자를 보호하면서도, 본의 아니게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웹의 신체이면서 신진대사인 링크가 위축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한 의견과 대안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안이나, 앞으로 나올 대책들 중 그 어떤 것도 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거다. 우리는 싫건 좋건 이런 오만가지 딜레마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가뜩이나 복잡한 세상에 기술이 끼여들면서 딜레마도 거대하고, 크리틱컬해지고 있다. 이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면 좀 더 느긋하게 해답을 찾을 수 있다.딜레마의 해결책은 긴장과 갈등이 아니라, 튜닝과 합의가 아닐까?
2009/03/27 0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