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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9   풍요와 결핍 (8)


풍요와 결핍
풍요와 결핍 얼마전에 내 친구 정사장이 책 서비스를 오픈했다. 전직장 동료였던 녀석은 옛동료들에게 서비스의 테스트를 부탁했다. 반응은 놀랍도록 뜨거웠는데, 그것은 이 서비스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이런 저런 버그 때문이었다. 동료들은 앞다퉈서 서비스의 부실함을 조목조목 타박했고, 훈계도 늘어 놓았다. 메일 쓰래드는 빠른 속도로 비대해졌고, 나중엔 이슈 추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서비스의 부실함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부실함이 사람들에게 바로잡을 것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바로잡을 것'이란 이야기거리를 의미하고,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서비스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것은 정사장이 가진 큰 자산이다. 녀석은 엉성해 보임으로써 상대를 우쭐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래서 녀석은 사실 엉성하지 않다.

내가 만든 트위터 프로그램인 몽키 플라이의 홈페이지는 여백을 지향하기 때문에 부실한 것이 아니라, 그냥 부실하기 때문에 부실한 것이다. 동시에 이 부실함을 합리화하는 노림수도 있었다. 친절하고 완벽한 메뉴얼은 당연히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메뉴얼이 완벽하면 유저들이 참여 할 공간은 그만큼 비좁아 진다. 그래서 나는 몽키의 메뉴얼을 친절하게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았다. 결국 보다 못한 유저들이 직접 메뉴얼을 작성하기에 이르렀다. 또 초마이너해 보이는 이 프로그램을 알리는 전도사가 되어주었다. 몽키플라이가 친절한 메뉴얼과 세련된 마케팅을 과시했다면 이런 호사는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나의 결핍을 채워주는 누군가의 호의가 나를 풍부하게 만든다.


          + 유저스토리 북 - 내 친구 정사장이 만든 책서비스
          + 몽키플라이 메뉴얼 - 도아님이 만들어주신 몽키플라이 설명서
          + 몽키플라이 메뉴얼 - 영어권에 소개된 몽키플라이
          + 몽키플라이에 대한 트윗들
          + 결핍




2010/01/0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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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egoing님이 몽키 플라이라는 그리스몽키(Greasemonky) 기반의 사용자 스크립트(User Script)를 발표했다. 원래 그리스 몽키 기반의 사용자 스크립트는 [tg=Chrome]크롬[/tg](Chrome)에서 바로 동작하지 않기 때문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잠수함 업데이트를 했다고 해서 파이어폭스(Firefox) 사용자 스크립트로 설치해 봤다. 그런데 의외로 괜찮았다. [tg]pbtweet[/tg]를 사용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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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트윗 고수들에게 전수받은 트위터 활용 팁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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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の島 2010/01/09 10:11 L R X
부족한 것을 채우고자 하는 것도 소비자의 욕구 중 하나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그러한 욕구를 자극하는 것도 좋은 마케팅의 수단이겠군요. 유저를 생산 과정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게 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고 동시에 유저들이 제품에 집착하게 만들면서 유저들이 홍보까지 같이 해 주게 만드는 일석삼조의 마케팅...약간 경우가 다르긴 하지만 아이폰의 '해킹'도 유저가 느끼는 부족함을 유저에게 채우게 만드는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going 2010/01/10 09:31 L X
마케팅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근데, 이런 고려에 마케팅이라는 이름은 가급적 붙이지 않는 것이 정서상 좋습니다. 설계된 부실함은 한계가 있으니까요. ^^
아크몬드 2010/01/09 15:07 L R X
좋은데요..ㅋㅋ 재밌게 읽었습니다.
누군가의 지나가는 말 한 마디가 나의 인생을 가늠 한다는 평소의 생각과도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egoing 2010/01/10 09:31 L X
감사합니다. ^^
RUKXER 2010/01/09 21:45 L R X
그게 유저들의 충성심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단점의 마케팅이랄까?
그치만 시간이 지나도 보완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독이 될 지도...
egoing 2010/01/10 09:32 L X
빙고!
eeum 2010/02/24 16:19 L R X
주변에, 윗글에 언급된 '녀석'이라는 분.정사장님과 비슷한 언니가 있지요.
늘 주변엔 넌 나없이 안돼. 라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이따금 약간은 맹한듯 맹하지 않은 소탈한 그 성격이 부럽곤 해요.
워낙 알아서 하기 좋아하는 피곤한 성격이라서요.저.
그렇다고 똑부러지지도 못하다지만.☞☜
ㅍㅎ.. : )
egoing 2010/02/25 12:18 L X
제 처세의 정점은 남들에게 존경 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존경받고 싶은 사람이 되는 거라능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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