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와 유통기한회사 냉장고를 얼었더니 본의 아니게 내용물에 대한 사적 소유관계가 명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먼소리냐면 음식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통기한일 것이다. 유통기한을 넘긴 음식물을 쓰레기라고 부르니까. 음식에게 유통기한은 실존과도 같은 것이다. 사실 냉장고 자체가 유통기한을 비즈니스 모델로 하고 있기도 하고.... 아무튼 지금의 냉장고 시스템으로는 남이 넣어둔 음식의 유통기한을 알 수가 없으니, 남의 음식에 손댈 수가 없는 구조다. 그래서 나는 회사에 새 식구가 들어오면 손수 추적하는 음식이 아니면 손도 대지 말라고 엄중하게 경고한다. 상상을 불허하는 묵은지들이 회사 냉장고에는 가득하니까.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오늘 날짜가 적힌 스티커를 인쇄하는 소형 프린터를 냉장고에 내장하면 어떨까? 이 손톱만 한 스티커를 음식물에 간단하게 붙여두면 나중에 스티커의 정보와 유통기한을 비교해 판단하면 된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쿨짹님이 내장 하지말고 스텐드 얼론으로 만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하신다. 뒷면에 자석을 붙여서 냉장고에 붙일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의견도 함께. 굿~ 그리고 이게 어차피 시간을 맞추려면 시계가 있어야 하니까 타이머 기능도 내장해서 어머니들이 깜박깜박과 싸우는 걸 거들어 드리는 것도 좋겠다. 기억과 시간에 대한 솔루션으로 깔끔하게 패키징하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건 홈쇼핑에서 쇼호스트들이 버리는 것에 대한 죄의식을 살살 자극하면서 혼을 쏙 빼놓으면 대박날 것 같다는
머먹을까?구내식당이 없다 보니, 점심을 항상 사먹어야 하는데, 식당을 고르기가 참 어렵고, 메뉴를 정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래서 식사 때만 되면 건물 입구에는 머 먹을까를 고민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밥상 앞에서는 다른 사람이 머를 먹는가 궁금해 한다. 그래서 말인데, 손님들이 랜덤하게 주문할 수 있도록 해주면 어떨까? 제일 간단한 방법은 주사위와 그 숫자를 메뉴판에 표시해주는 것이다. 주사위 안에 메뉴가 들어갈 수 있으면 더 좋고. 자유는 원래 귀찮은 것이다. 2009/04/29 08:31
음식아이러니한 것은 가장 심오한 문화인 음식이 기아 상태에서 발전한다는 점이다. 고추, 마늘, 칙, 멍게. 지금이야 없어서는 안 되거나, 없어서 못 먹는 것들이다. 하지만, 동시대적 상상력을 발휘해서 저것들을 처음 섭취한 시점으로 돌아간 후, 시각과 미각을 시뮬레이션해보자. 허기지지 않고서야 먹을 수 있겠는가? 사는 게 풍부해질 수록, 아직 향유 되지 않고 있는 맛의 가능성은 빈곤해진다. 2008/10/17 01:05
Tracked from Read & Lead 2009/05/06 09:16 x
제목 : 퇴보, 알고리즘
미디어는 맛사지다김진홍 역/마셜 맥루한 저마샬 맥루한은 인간의 신체와 감각을 확장하는 도구나 기술을 미디어로 정의하고 '미디어'를 인간의 확장이라고 규정했다. 즉, 책은 눈의 확장, 라디오는 귀의 확장, 옷은 피부의 확장, 자동차는 발의 확장, 인터넷은 중추신경의 확장이라는 것이다. 미디어를 통한 인간의 확장은 인간에게 예전보다 더 큰 부를 안겨 주었다. 인간은 분명 원시시대 → 농경시대 → 산업시대를 거치면서 부유해져 왔다. 그런데, 인간은 예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