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에 해당하는 글3 개
2009/05/20   창의력의 원천은 부실함 (4)
2009/05/10   인간,기호,시스템 (9)
2008/09/03   과학과 인간 (2)


창의력의 원천은 부실함
창의력의 원천은 부실함 창의력의 원천은 부정확함이다. 정확한 것은 확정적이지만, 부정확함은 불확정적이다. 확정적인 것에서는 새로운 것이 나타날 수 없다. 그래서 창의력은 불확정적인 것, 다시말해 부정확함을 근원으로 두고 있다. 기억만해도 그렇다. 기억이란 참 부실하다. 잘 까먹고, 왜곡되기도 쉽고, 기억 간의 간섭도 쉽게 일어난다. 이러한 부실함이 인생을 고단하게 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도 한다. 시스템은 이의 대칭점이다. 시스템의 정확함은 종종 인간을 두렵게 하지만, Save의 값과 Load의 결과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이상 시스템은 입력과 출력이 동일하다. 언어는 또 어떤가? 나는 (개콘의 유상무상무상이 상무놀이 한 것과 같은) 말장난을 좋아하는데, 언어의 헛점을 이용해 문맥을 틀어버리는 말장난은 언제나 그 특유의 싱거움 때문에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이것이 새로운 문맥을 만들어서 새로운 사고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다의어나 동음이의어가 꼭 결함은 아닌 셈이다. 반대로 시스템의 언어는 정확성을 금과옥조처럼 여긴다. 시스템의 언어를 프로토콜이라고 하는데,  프로토콜의 미덕은 엄격함이고, 모호함은 최상의 악덕으로 간주된다. 이것은 손실을 방지하지만, 새로운 것도 기대할 수 없다.

정확성은 물론 중요 하지만, 부정확성을 무조건 악덕으로 몰아붙이는 교육환경에서는 창의적인 사고가 기를 펼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나는 나의 이 유서 깊은 부실함에 대해서 좀 더 너그러워지기로 했다. 한편, 시스템이 창조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정확도에 대한 테크놀로지에서 벗어나서 애매모호함에 대한 태크놀로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시스템이 창조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좋은건지 모르겠지만....


       + 야동과 창의력


2009/05/2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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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o 2009/05/21 10:58 L R X
창의력과 부실함을 연결하는 것이 참 재미있네요.
잘 읽고 갑니다!
egoing 2009/05/21 16:14 L X
감사합니다! 종종 놀러오세요 ㅋ
멍멍이 2009/11/08 17:03 L R X
시스템이 창조적인 사고를 한다면 더 두려워지겠는데요. 정확한 기억과 더불어 창조적 사고까지 겸비하다니 ^^ 만약 그 때가 되면 사람은 무얼 할 수 있을까요..
egoing 2009/11/10 06:34 L X
없겠죠. 어쩌면 태초부터 심어진 기계들의 욕망을 위해서 사육당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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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기호,시스템
인간,기호,시스템 인간은 이성적이면서, 감성적인 존재였다. 그 말을 뒤집어보면 이성과 감성의 경계가 모호했다는 말이다. 그러다 (언어와 숫자와 같은) 기호를 발명했다.  기호는 그 태생 자체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감성을 담을 수는 있지만, 기호자체가 감성을 느끼지는 않는다. 인간은 (언어를 사용하고, 수를 사용하는 것처럼) 기호를 만들면서 이성의 존재를 보다 명징하게 자각하기 시작했고, 기호는 이성적인 도구로써 점점 복잡해지고, 거대해졌다. 그러다 (컴퓨터와 같은) 시스템이 등장했다. 시스템이 기호와 구분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CPU라고 부르는) 프로세스 때문이다. 기호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기호란 그것을 해석하는 자가 있을 때 의미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스템이 출현하기 전까지 기호를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두뇌 밖에 없었다. 그러다 두뇌를 모방한 프로세스가 등장하면서 이제 기호의 해석은 인간만의 개인기가 아니다.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이 노트북은 혼자서 (C나 C++과 같은 걸로)프로그래밍된 기호에 따라 바이러스를 진단 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하고, 조각 모으기도 한다. 이런 것을 하기에 인간은 게으르고, 잘 까먹고, 금방 질린다. 그래서 인간은 점점 빠른 속도로 이성을 시스템에게 아웃소싱하고 있다. 그 결과 인간에게 남은 것은 감성이다. 게시판에서는 박터지게 싸우고, 동영상 플래이어로 야동을 보고, 쇼핑몰에서는 정신없이 신상을 지르는 우리 모습은 참 감성적이지 않은가? 그 뒤에서 잠자코 이런 일을 지원하고 있는 게시판이나, 동영상 플래이어나, 쇼핑몰은 모두 시스템이다. 이들은 감성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제 할 일을 한다. 지극히 이성적이다. 인간은 감성을 분출할 이성적인 시스템이 필요하고, 시스템에게는 감성을 분출해줄 인간이 필요하다. 언젠가 감성을 위해 인간이 시스템에게 사육되는 날이 온다해도 놀라울 것이 없다. 이성과 감성에 대한 인간과 시스템 간의 크로스아웃소싱. 어떤 이는 긴장으로 보고, 어떤 이는 진보로 보고

     + Matrix


2009/05/1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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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완 2009/05/10 17:01 L R X
기술이 발전할 수 록 어쩔수 없는 부분일까요. 그런데 요즘은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 뭐가 옳고 그른지 구분조차 모호해지는거 같아요. 뭐 애초에 옳고 그름이 없는 부분이겠지만요. 인간만의 감성을 질기도록 보존하려는 움직임이, 역으로는 기계의 이성을 그만큼 인정해버리는 꼴이니까요.
egoing 2009/05/10 20:38 L X
그 모호성과 딜레마를 숙명론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우리 세대 부터의 숙제라고 저는 생각해요.
리카르도 2009/05/10 19:38 L R X
정세도가 낮은 기호들은 감각적인 도구로 많이 쓰인다고들 하더군요.
실제로 인터넷에 박터지게 싸우는 분들이 쓰는 "기호"가 그런 속성을
지닌것 같습니다.
egoing 2009/05/10 20:39 L X
그런데 정세도란 무엇인가요? 정세도가 낮은 기호들은 어떤 것인가요?
리카르도 2009/05/12 21:35 L X
음.. 흔히 "쿨하다"라는것들이 정세도가 낮다고 알고 있어요
위키에 설명이 깔끔하게 정리 되어어서 링크 올려드립니다.
http://en.wikipedia.org/wiki/marshall_ ··· 22_media
silent man 2009/05/12 00:40 L R X
친구놈과 간혹 얘기하곤 하느데 기술은 이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나 싶어요. 그 사용과 분배가 문제지. 적당히 걷고, 움직이고 생각을 해야죠, 사람이라면. (웃음)

아, 제가 그리 바란다고 시스템이 발전(?)을 멈추진 않겠지만요.

맞다. 혹시 이디오크러시란 코미디 영화 보셨나요? 딱 그 영화가 떠오르누만요. ㅎㅎ
egoing 2009/05/12 09:28 L X
저는 좀 생각이 다른데요. 기술의 발전을 안하면 안했지, 지금의 상태는 어중간합니다. 벌려놓은 것은 많은데 수습을 못하고 있는 형국이랄까? 이디오크러시는 처음 들어보는데요 .한번 보겠습니다.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나그네 2009/05/14 12:47 L R X
뭔 말인지? 포인트가?
graphittie 2009/05/15 05:02 L X
잘 써져 있는 것 같은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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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인간
과학과 인간 과학은 인간의 신체를 확장한다. 동시에 시스템의 부분으로 트랜지스터화 한다. 트랜지스터화 된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일이라곤, 선택과 집중 뿐이다. 이 말을 기계적으로 풀어쓰면 집적도가 되는데,  인간사의 집적도는 이미 나노단위에 도달했다.

과거의 컴퓨터는 특정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전용 머신이 필요했다. 다시말해, 과거에는 TV, 오디오, 게임기, 워드프로세스가 각각의 전용 장치를 신체로 하고 있었지만, 오늘 날에는 이 모든 기능이 하나의 PC로 통합 되었고, PC는 다시 인터넷으로 하나의 망으로 통합되고 있다.

기계는 포지셔닝에서 컨버전스로 확장하고 있지만, 인간은 컨버전스에서 포지셔닝으로 수렴하고 있는 중이다. 인간은 더 이상 포지셔닝할 수 없을 때 실존적으로 무의미한 존재가 되어 소실 될 것이다. 지구는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되고, 인간은 역사가 된다.
2008/09/0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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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Lead 2008/09/04 00:10 L R X
귀한 포스트에 공감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인간 vs 기계 구도에서 그래도 인간이 기계보다 당분간은 크게 앞설 수 있는 핵심 경쟁 요소를 책에서 보게 되면 안도의 한숨을 쉬곤 합니다. "그래.. 아직은 인간도 가치가 있어.."하면서요~ ^^

스티븐 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가 그런 위안을 주는 책 중의 하나입니당. ^^

PS. 하지만.. 아무래도 egoing님께서 포스트에서 언급하신 내용이 대세일 것 같다는... ㅠ.ㅠ ^^
egoing 2008/09/04 08:41 L X
예 그렇죠. 저의 글은 쫌 시간이 걸리는 미래구요. 산업혁명기에 발생했던 기계파괴 운동 이른 바 러다이트 운동은 단순육체노동이 기계로 대체되면서 일어난 운동인데요. 고차원의 정신노동이 기계로 대체되는 시점에서 이런 갈등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합니다. 터미네티터가 언급했듯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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