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식 에 해당하는 글2 개
2009/05/12   냉장고와 유통기한 (21)
2007/08/29   예비군은 악플러 (10)


냉장고와 유통기한
냉장고와 유통기한 회사 냉장고를 얼었더니 본의 아니게 내용물에 대한 사적 소유관계가 명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먼소리냐면 음식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통기한일 것이다. 유통기한을 넘긴 음식물을 쓰레기라고 부르니까. 음식에게 유통기한은 실존과도 같은 것이다. 사실 냉장고 자체가 유통기한을 비즈니스 모델로 하고 있기도 하고.... 아무튼 지금의 냉장고 시스템으로는 남이 넣어둔 음식의 유통기한을 알 수가 없으니, 남의 음식에 손댈 수가 없는 구조다. 그래서 나는 회사에 새 식구가 들어오면 손수 추적하는 음식이 아니면 손도 대지 말라고 엄중하게 경고한다. 상상을 불허하는 묵은지들이 회사 냉장고에는 가득하니까.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오늘 날짜가 적힌 스티커를 인쇄하는 소형 프린터를 냉장고에 내장하면 어떨까? 이 손톱만 한 스티커를 음식물에 간단하게 붙여두면 나중에 스티커의 정보와 유통기한을 비교해 판단하면 된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쿨짹님이 내장 하지말고 스텐드 얼론으로 만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하신다. 뒷면에 자석을 붙여서 냉장고에 붙일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의견도 함께. 굿~ 그리고 이게 어차피 시간을 맞추려면 시계가 있어야 하니까 타이머 기능도 내장해서 어머니들이 깜박깜박과 싸우는 걸 거들어 드리는 것도 좋겠다. 기억과 시간에 대한 솔루션으로 깔끔하게 패키징하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건 홈쇼핑에서 쇼호스트들이 버리는 것에 대한 죄의식을 살살 자극하면서 혼을 쏙 빼놓으면 대박날 것 같다는



2009/05/12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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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phittie 2009/05/12 09:20 L R X
지금 딸려있는 회사에서는 냉장고 앞에 매직을 달아놔서 병을 개봉하는 사람이 개봉 날짜를 써놓게 되어 있어요. 인간이 많으니 유통기한을 넘길 때까지 살아남는 음식은 없는 것 같고... 근데 왠지 이것도 특허신청 되어 있을 것 같은 예감...
egoing 2009/05/12 09:23 L X
매직도 있군요 ㅎㅎ 저는 견출지를 생각했었는데, 거기까지는 몰랐내요. 저희 회사도 일단 매직부터...
leezche 2009/05/14 18:13 L X
그랍티에님도 블로그를 하시는군요.. 아직 별로 글이 없긴 하지만... 이제 수면위로 떠오르는거?
ghost 2009/05/12 10:27 L R X
흠 냉장고는 금방먹을 음식, 냉동고는 오래 숙성(?)시켜 먹을 음식으로 분류되던 일이... ㅎㅎㅎ

신기하게도~~? 혼자 살면 먹을것에 대한 신경이 별로 안써지는데 두명이 같이 살면 그에 대한 신경이 많이 써지는듯
egoing 2009/05/14 08:10 L X
두명이 안 살아봐서 잘 모르겠내요.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 ㅠㅠ
더링 2009/05/12 16:14 L R X
http://www.funshop.co.kr/vs/detail.aspx?categoryno=235&itemno=6218

비슷한 걸로 이런 게 있습니다.
TheQ 2009/05/12 18:55 L X
저는 색이 변하는 스티커 같은 걸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못찾겠네요.
egoing 2009/05/14 08:12 L X
//더링
이것도 좋기는 한데 좀 헤비한 솔루션인 것 같내요.

//TheQ
그것도 참 좋겠내요. 그런데 기간을 어떻게 셋팅할 수 있을까요? 그게 참 궁금하내요.
TheQ 2009/05/14 15:11 L X
그게 스티커가 애초부터 기한이 있는 것으로 나왔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3일용 스티커 5일용 스티커 1달용 스티커 이런식으로...
맥퓨처 2009/05/12 23:34 L R X
http://matioworld.com/837 이런 컨셉도 나름 괜찮지요.. :)
egoing 2009/05/14 10:24 L X
TheQ님이 말씀하신거군요. 패키지에 이런 기능이 있다면 더 좋겠죠.
laziel 2009/05/13 12:00 L R X
예전에 언뜻 봤는데.. 손목시계중에 현재 시간을 "출력"하는 시계가 있었습니다. 편의점 영수증 프린트 하는 종류의 그런건데, 손목시계로 차고다니면서 버튼을 누르면 현재 시간이 출력되어 나오면서 메모를 할 만큼의 여백이 같이 나오더군요. 그걸 보고 신선한 아이디어라 생각했는데, 말씀하신 "냉장고 스티커"랑 결합하면 훌륭할거 같아요. 냉장고 자석으로 붙어있으면서, 버튼누르면 삐죽 현재 시간찍어서 내밀면서 약간의 메모가 가능하면... 활용이 다양하겠는데요 ㅎㅎ

시간 맞출 필요도 없이, 전원만 있으면(AA건전지 2~4개 정도?) 라디오 전파로부터 자동으로 시간을 수신해서 현재 시간을 동기화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붉은색으로 변색되는 용지를 옵션으로 팔아도 좋겠지요 (프린터가 전용지를 따로 팔듯이)
egoing 2009/05/14 10:25 L X
그런데 간단한 매직이 있는데, 이런 시스템적인 솔루션이 어찌보면 시스템 지상주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일단은 회사 냉장고 옆에 네임팬을 비치했습니다.
rince 2009/05/13 15:48 L R X
가격대만 괜찮다면 실용적이고 좋을 것 같은데요? ^^
egoing 2009/05/14 10:25 L X
어머니들이 일단 혹 할 것 같지요? ㅎㅎ
나그네 2009/05/14 12:45 L R X
대쪽박
egoing 2009/05/14 14:56 L X
ㅎㅎ 그런가요?
미도리 2009/05/16 00:12 L R X
냉장고 안 내용물의 유통기한을 알려주는 위젯이 나온다고 하더군요. 일일히 입력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ㅎ
egoing 2009/05/16 08:48 L X
딱 떠오르는 두가지 생각이 하나는 냉장고의 내용물을 위젯으로 만들어서 공개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요? 또 하나는 말씀하신 것처럼 일일이 입력하는 귀찮은 행위를 할까요? 만약 그 위젯이 냉장고 표면에 치킨 집 자석 광고처럼 표시되고, 일일이 입력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표시된다면 그건 냉장고의 의미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두번째 혁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냉동기술 :)
새벽안개 2009/06/16 12:40 L R X
냉장고의 역설: 냉장고가 좋을 수록 신선한 음식을 냉장고에 오래 보관해서 유통기한 직전에야 먹게 되더군요.
egoing 2009/06/17 08:23 L X
사실 유통기한이라는게 상온을 기준으로 하니까 냉장고에서 보관상태만 좋다면 조금 지나도 괜찮은 것 같더라구요. 유통기한을 더처할 무언가가 필요한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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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은 악플러
예비군은 악플러

이 글은 군대를 비하하거나, 무정부주의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갖고 있지 않은 글입니다. 군대라는 특수한 공간이 인간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해 보기 위한 글입니다.

예비군은 왜 고약한 행동을 할까? 나는 동원 5년차의 베테랑 예비군이다. 현역으로 있을 때 예비군만 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제 이 생활도 올해까지이다. 말년이란 말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예비군 훈련에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훈련 때마다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당나라부대. 예비군은 21세기 판 당나라 부대로써 손색이 없다. 물론, 예비군을 비웃을 생각은 없다. 그 책임은 민간인에게 군복을 입히고 딱 오늘만 군인 행세를 해달라며 얼래고 달래는 분단된 시대에게 돌려야 할 것이다. 어쨌든 그것은 지금 나의 관심사가 아니다. 궁금한 것은 왜 모범적인 시민이 예비군만 되면 불량해지는가이다.

나는 이글을 통해서 군대라는 공간이 지닌 압도적인 폭력성과 군복이라는 획일화된 복장이 복종을 강요하고, 개성을 제거하여 죄의식을 희석시킨다고 주장하려고 한다. 나아가서 예비군의 고약한 행동을 복종과 죄의식의 틀에서 설명할 생각이다. 복종의 강요는 없어졌지만, 복장을 통한 개인의 개성은 여전히 억압되고 있는 특수한 환경이 예비군을 악플러로 만든다고 생각한다.

군대의 목적은 국가를 지키는 것이다. 국가는 일반적으로 살인을 통해서 지켜진다. 모순된 국제질서 속에서 살의는 일정한 명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 명분이라는 것이 적에게 군대가 있기 때문에, 우리도 군대가 필요하다는 것과 같은 식이라는 점에서 이들은 경쟁자이면서, 둘도 없는 동업자인 셈이다. 어쨌든 군은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개인에게 삶과 죽음의 선택을 강요한다. 살려면 죽여야 하고 살인은 죄의식을 부른다. 살인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 죄의식을 제거하는 것은 지휘부나, 당사자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가 된다. 그런 이유로 군은 살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군비의 확충 못지않게, 병사 개개인의 죄의식을 덜어주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벌인다.

유명한 예가 총살이다.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 3명이 도열한다. 2명에게는 공포탄이 지급되고, 한 명에게는 실탄이 지급된다. (공포탄 : 탄알 없이 소리만 나는 총알) 물론 실탄이 누구에게 지급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격이 끝난 후 사수들은 자신이 공포탄을 쐈다고 믿으면 그만이다. 내가 예전에 발사운영병으로 근무하던 장거리 미사일 부대의 무기체계는 5명의 팀원이 각자 휴대한 조원안전키를 돌려 락을 풀어야만 발사 명령이 하달된다. 즉 발사는 혼자하는 것이 아닌, 팀이 하는 것이라는 퍼포먼스인 셈이다. 또, 비운의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조종사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이 어떤 종류의 재앙을 떨어뜨렸는지 알지 못했다. 그들은 단지 폭탄을 투하하고 전속력으로 히로시마 상공을 이탈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뿐이다.

무기의 발전은 살상력의 증대만을 꾀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예외 없이 살해행위와 살해현장을 공간적으로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미사일은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무기체계이다. 토마호크 마사일은 2,000Km 밖의 타겟을 5m의 오차범위에서 명중시킬 수 있다. 또 미군에 의해 실전 배치될 예정인 무인폭격기는 조종사 없이 적진을 도륙할 수 있다. 게이머는 벙커에 앉아 따뜻한 라떼를 마시며 모니터에 표시된 점들을 지워나갈 것이다. 이번 주에는 어떤 공연을 보러갈까를 생각하며..... 조만간 임요한과 같은 친구가 공군의 주요 전력으로 등장할 날이 머지않았다. 이처럼 현대의 무기체계는 살해현장의 참상을 가시거리 밖에 두고, 살의를 복잡한 관료주의에 분산시킴으로써 죄의식을 희석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이 전쟁을 수행할 때 공중공격을 선호하는 것은 자국의 병사들이 죄의식에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죄의식은 파괴적인 전염성이므로......

영화 바벨에서 부유한 백인 아이들이 닭 잡는 놀이를 한다. 용케도 닭을 잡았고, 기쁜 마음에 어른에게 닭을 건넨다. 어른은 닭의 목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어 살짝 비틀더니 머리를 쑥 뽑아낸다. 아이들은 충격을 받는다. 이들은 자신들이 맛있게 먹던 닭고기가 비극적인 죽음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이것이 어찌 아이들만의 일이겠는가?

군에게 죄의식은 적만큼이나 힘겹게 싸워야 하는 대상인 것이다. 그런점에서 팔레스타인 자치구에 대한 공격작전을 거부한 27명의 이스라엘 전투기 조종사들과 치열한 전선에서 크리스마스 케롤을 함께 불렀던 독일군과 연합군들은 인간성의 강한 생명력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갖게한다.

죄의식과 함께 군에서 중시되는 가치는 복종이다. 절대적인 복종 없이는 총탄이 날아오는 전장에서 전진 앞으로를 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복종은 여러 가지 장치에 의해서 내면화된다.

그 중 하나가 훈련소이다. 훈련소에 입소한 훈련병들은 모욕적이며, 압도적이고, 동시다발적인 폭력에 직면한다. 그들에게는 하나같이 똑같은 군복과 철모, 그리고 위장크림이 지급된다. (위장크림 : 검은색 분) 병영은 중무장한 군인이 지키고 있으며, 국가는 군에게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명분을 부여한다. 이런 다양한 장치는 순식간에 개인의 가치를 집단의 가치로 대신한다. 훈련병들의 개인적 가치관은 그들이 군대를 제대할 때 돌려받는다. 그들은 서서히 M-16을 위해 복무하기 시작한다.(M-16 : 총의 모델명)

또 다른 장치는 내무생활이다. 자대에 배치됐을 때 우리 부대는 통합막사라는 구형 내무실을 사용하고 있었다. (자대:훈련소를 나와서 제대할 때까지 생활을 하는 부대) 그 첫인상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80명이 넘는 고참들이 만연한 웃음을 띠며, 나에게 일제히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런 환영은 정말이지 괜찮은데 말이다.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이 본전을 만지작거리며, 복종을 욕망하고 있다는 것을. 훈련소가 공적 폭력성의 전주곡이라면, 내무실은 공적, 사적 폭력성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다. 군 당국은 공식적으로 사적 폭력성을 부인하지만, 생활 속에 눅눅히 녹아있는 이러한 폭력성이야말로, 전쟁터를 더욱 박진감 넘치게 하는 영웅인 것이다.

인간의 정체성은 두 가지 맥락에 의해서 변화한다. 하나는 공간이고, 다른 하나는 외모이다. 공간이란 가정, 직장, 교회, 군대, 친구모임 같은 것이고, 외모란 얼굴, 복장, 체격, 인종, 학력, 경제력과 같은 것들이다. 이 두 가지 요소의 복잡한 조합에 따라 인간의 양심, 정체성, 개성, 캐릭터와 같은 것들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다시 말해, 일터와 가정에서의 개성이 다르고, 성형수술을 하기 전과 성형수술을 한 후의 개성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군대라는 공간은 동시다발적인 폭력을 통해 복종을 강요하고, 군복은 개인의 외모를 단일화함으로서 개인의 양심, 개성과 같은 내면적인 가치를 약화시킨다. 군대라는 공간과 군복이라는 외모는 군이 추구하는 가치의 수용을 수월하게 한다. 개인은 압도적인 폭력성과 단일화된 복장 속에서 죄의식, 굴욕감, 저항감을 슬그머니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고 딴청을 부린다.

복종을 강요하는 폭력성과 희석된 죄의식은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내가 군생활을 할 때 이웃부대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취사병이 후임병을 홀딱 벗겨놓고 물고문을 한 것이다. 그것도 부족해 냉장고에 가두거나, 오븐에 돌리는(상황이 잘 이해는 가지 않지만) 등의 가혹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이것을 병적이라고 간주한다고 해도, 병영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일상화된 폭력은 군이라는 공간과 군복이라는 몰개성의 부작용이 아닐까? 군대라는 공간은 복종을, 군복이라는 복장은 몰개성을 통해 죄의식을 희석시킨다.

지금까지의 틀 안에서 생각해보자. 예비군 훈련소는 예비군에게 복종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역은 선배님이라는 모호한 존칭으로 애매한 존중을 표한다. 예비군들은 아스라이 떠오르는 병장생활을 추억한다. 그리고 이들은 실제로 말년 병장처럼 행동한다. 반말하고, 장난치고, 명령한다. 현역들은 예비군들의 자유를 탐욕스럽게 갈구하면서, 예비군들의 근거 없고, 허무한 권위를 선선히 수용한다. 이 젊은 친구들은 벌써 복종의 경제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더는 복종을 강요하지 않지만, 군복의 착용은 여전히 의무화된다. 군복은 참 신기한 옷이다. 입는 순간 저 안에서 잠자고 있던 마초가 기지개를 펴고, 주머니에 손을 찌르고 불량하게 걸어나오니 말이다. 마초는 시스템에 대한 적개심, 타인에 대한 무례함, 커리큘럼에 대한 무관심, 수컷 특유의 위협감을 드러낸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모범적인 사회인은 군복을 입는 순간 다른 사람이 된다.

교육은 타인에 대한 예의, 시스템에 대한 순종, 고객에 대한 친절을 평생 내면화한다. 이러한 것들은 복장, 얼굴, 지위와 같은 외적인 개성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군복은 획일화된 복장을 통해 개성을 약화시킨다. 약화된 개성은 교육이 만들어낸 것을 무력화시키고, 적개심, 무례함, 무관심과 같은 마음을 불러온다.

문제는 군복문화가 도처에 있다는 점이다. 군복문화는 지금 이 시간에도 악플러라는 망령이 되어 넷트를 떠돌고 있다.

덧. 이 글에서 적개심, 무관심, 무례함과 같은 것들을 인간의 본성이라고 가정했지만, 이것은 다소 성급한 결론이었던 것 같다. 나는 이런 것들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논리전개의 관성에 굴복한 것이다. 물론, 이런 것들이 인간의 본성일 수도 있기 때문에, 가설로써 남겨두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행동양식이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고 가정해볼 수도 있다. 아래는 다른 가설에 따른 다른 결론이다.

 이것들은 예비군들이 현역으로 있던 기간동안 차곡 차곡 내면화해서 말년병장에 이르러 단단하게 굳어진 내면적 개성이다. 그가 군생활을 마치고 위병소 정문을 활짝 열어졌힌 후, 사복으로 갈아입는 순간 군복으로 대표되는 외면적 개성과 내면적 개성의 링크가 사라진다. 그는 사회 초년생으로써, 입대전에 이미 내면화한 생활양식과 앞으로 그에게 요구될 양식을 내면적 가치로 받아들이고, 군에서 형성된 개성은 사라진다. 아니, 잠복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1년 후 그가 예비군이되어 군복을 입으면 잠복하고 있던 개성은 우리 앞에 나타나서 오랜만이라며 악수를 청한다.



2007/08/29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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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kaspx blog(er) 2007/09/09 02:19 x
제목 :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 의 충격적인 연구결과
그제 저녁 EBS의 재방송인지 생방송인지 알 수 없는 지식채널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되었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인간의 복종에 관한 다큐형식 방송을 본 후 더 상세히 기억하고 싶어 더 많은 ..
J.Parker 2007/08/29 13:11 L R X
지금은 끝나버린 예비군이지만 예전에 그리했던 것 같아 찔리네요.^^
군복 입는 건 뭐랄까 도복을 입으면 기세등등 해지는 것 기분 같고, 어떻게 보면 바쁜 일상에서의 탈출로 인한 거침없는 그런 기분 아닐까요..^^
전 전자의 기분 였던것 같습니다.
egoing 2007/08/29 13:59 L X
살짝 삐딱하게 보면 저처럼 보일꺼구요. 긍정적으로 보면 J.Parker님처럼 보일꺼예요. 서로 느끼는 것이 다른거니 저는 J.parker님의 느낌을 전적으로 존중합니다. ^^

저는 주소지를 이번에 서울로 옮겨서 얼마전까지 율량교장으로 다녔내요. 혹, 같은 곳으로 훈련을 나간 것은 아닐지?
J.Parker 2007/08/29 14:29 L X
율량교장은 마지막 예비군 훈련 한 곳이네요.^^
암튼 세상은 너무 좁아요.. 율량교장 아시는 분을 뵙고ㅎㅎ
오전부터 비가 오락가락 하네요. 이런날은 그냥 파전에 막걸리로 기분 내야 할텐데요.. 비오늘 날 밀가루 음식은 기분을 좋게 한다는 말이 있더군요. 먹었다 생각하시고 좋은 오후 시간 보내세요.^^
egoing 2007/08/29 14:39 L X
옙, 청주에서 한번 모셔야 할텐데 말이죠.
기회가 있겠죠!!
:)
가즈랑 2007/09/07 19:57 L R X
글 잘 봤습니다. 군복(외모)에서 많은 것을 읽으셨네요. 제 생각 하나를 말씀드려볼께요.(저도 예비군 5년차입니다.^ ^)

저는 예비군들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것에는 '현역'들과 다른 시선을 받고 싶다는 욕구가 자리잡고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아무리 예비군 마크가 있고 머리가 길더라도, 멀리서 보면 다들 '군인'같거든요.

군인들의 사회적 평판이 좋지 않은 우리 사회도 한 몫 합니다. 그렇게도 빠져나오고 싶었던 군인이라는 틀 속에 더이상 도매금으로 싸잡히기 싫다는 것이죠. 군인이 명예롭게 여겨지고 그 상징으로서 군복이 존재한다면 아마도 예비군들의 태도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이것이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교복을 훼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going 2007/09/08 01:04 L X
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나는 군인이 아니다라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거죠.
그래도, 왠지 예비군마크가 민간인들에게는 결국 외국어라는 점은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구요.
kose 2007/09/09 02:19 L R X
트랙백 잘 읽었습니다. 내무반 이라는 장소와 군복이라는 외모로 복종의 결합체를 잘 형성해야 절대 복종이 이루어 질수 있고 또 그에 따라 복종하는 군인을 글로써 잘 표현하신것 같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going 2007/09/09 09:41 L X
좋은 글은 아닙니다만, 감사합니다.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이 인간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가를 생각해보려고 쓴 글입니다.
mepay's 2007/11/06 04:04 L R X
저도 예비군 5년차 입니다. 정말 좋은글 입니다. 무슨말을 하고 싶은데..아무말도 할수 없게 만드십니다. ;;너무 뛰어난 지금껏 블로그를 돌아보면서 최고의 글인것 같습니다.
egoing 2007/11/08 11:11 L X
제가 요즘 몸이 많이 아픕니다. 과찬이라는 것을 알지만서도 칭찬을 들으니 회복에 좋은 영양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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