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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5   감성은 힘들다 (6)
2007/02/02   선영이 시집가는 날. (1)


감성은 힘들다
감성은 힘들다

"니가 그러면 안되지?"
"그건 니가 잘못한거야"
"이렇게 해"
"그건 말야"

이런걸 조건반사라고 하나? 친구의 불평이 끝나자마자 나의 입에선 기다렸다는 듯이 쓴소리들이 쏟아진다. 이 순간 녀석과 나 사이의 공간은 재판소가 된다. 나는 배심원이고, 녀석은 판결을 기다리는 피고인이다.

"모두들 너무 잘났어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고 훈수만 둘려고해"

녀석은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 물론 그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듣고 싶은 소리만 하는 것은 좋은 친구의 도리가 아니다. 나는 녀석을 위해 이러는 것이다.

우리는 남에 대해 얼마나 이성적인가? 훈수는 매우 주도면밀하게 길고 반복적으로 지속된다. 녀석의 약점을 자극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는 내가 이성적고, 직언도 서슴치 않는 진짜 친구라는 증거로 제출된다.

과연 그럴까? 이런 것이 녀석에게 정말 녀석에게 도움이 될까? 지금 녀석은 이성과 동행하고 있는 것일까? 감성과 함께 나타난 것일까? 녀석에게도 이성은 있다. 오히려 스스로를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녀석은 그냥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주고, 하소연을 받아주고, 잘못했어도 자신의 편이 되어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래 "배설"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녀석은 배설을 하고 싶은 것이다. 멋진 레스토랑에 앉아서 클래식한 음악을 들으며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식사를 한다.고 배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성적인 식사가 있다면 감성적인 배설도 필요한 것이다. 그래 친구니까 똥도 치워줄 수 있는거지.....

이성의 시대, 감성이 살아기에는 세상이 너무 각박하다.

2007/03/0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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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디제이 2007/03/05 16:10 L R X
저도 모르게 나에겐 감성적이면서....타인에겐 이성적일때가....거의 대부분인거같네요.
지금부터라도,.....한번...실행해봐야지..ㅎㅎ
egoing 2007/03/06 14:20 L X
이게 실행이 잘 안되더군요. 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얼어라 마음 2007/03/06 09:31 L R X
열심히 치워줘라. 따뜻하게.
가까운 친구마저 날 선 이성이라면 감정은 벼랑 끝에 서고 말거야.
egoing 2007/03/06 14:19 L X
선영이 왔냐? 어제 재미있었다. 앞으론 이렇게 만나 자주 이야기 하기 힘들겠내. 진작에 잘 할껄 ^^

그리고 이 글은 딱히 친구 누구를 빗데서 말하고 있는 건 아니고, 나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까?
rainystar 2007/03/07 02:48 L R X
쉽지 않아요...
마음으로 우선 받아주고
생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늘 안되더군요.....
마음의 교감이 먼저인 건 알겠는데 하는 방법이 어려워요...이것도 이성적인 분석인가?...여튼 어려워~~~
egoing 2007/03/07 11:12 L X
이성적이어야 할 때 감성적이되과, 감성적이어야 할 때 이성적이 되는 것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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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영이 시집가는 날.
선영이 시집가는 날.

선영이. 세상의 온갓 더러운 것들을 정화해 버릴 것 같이 착한 친구. 그러나 한편으로는 크기를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어둠이 마음속 깊이에서 웅크리고 있다.

녀석을 만난 건 98년 국문과에 입학하면서였다. 학회실의 쾌하고 꼬질꼬질한 냄새가 아직도 선명한데 벌써 8년이 지났군. 엉성한 탁자 위에 시 한 편을 올려놓고 가열차게 난도질을 감행하던 그때 너는 마치 나에게 혁명군 같아 보였다. 내면과 세상을 향해 날 설 칼을 휘둘렀었지. 그 와중에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고, 언제나 인간을 사랑했던 너를 우리는 좋아했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걱정도 했었다. 그 어둠을.

그러나 식장에서 환하게 웃는 너를 보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놈의 어둠은 여전한 것 같은데.......  흠. 공존하는 법을 배운 것일까? 이상하게 이제는 걱정이 되지 않는다. 그것이 없으면 마치 니가 없는 것이다라는 생각도 해봤다. 그리고 니 옆에 서 있는 그 든든한 어깨가 좋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너를 품어줄 수 있을 만큼.

녀석 꽃 단장을 하니 한혜진을 쏙 빼닮았더군. 마음만 착한 것이 아니라 얼굴도 착했구먼. 그렇게 예쁜 얼굴을 어떻게 감추고 살았는지...  워낙 알 수 없는 구석이 많은지라 이해는 가지만. 신비주의도 이제 그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선영이는 꼭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괌 어딘가서 사람 좋아 보이는 신랑과 알콩달콩 신혼의 단맛을 즐기고 있을 테지. 이제 신랑의 넓은 가슴에 기대서 좀 편안해지기를 사심없이? 기대한다. ^^ 그리고 가끔 만나서 재미있는 옛날 얘기, 사는 이야기 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떠들 수 있는 친구로 남아주기를...

2007/02/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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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t 2008/08/21 15:58 L R X
헙 ... 당신 제동생은 언제부터 안거야~!! 그리고 동생 이녀석은 언제 나몰래 시집을 갔지? 두집살림하나... 흠... (다른 선영님 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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