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와 결핍얼마전에 내 친구 정사장이 책 서비스를 오픈했다. 전직장 동료였던 녀석은 옛동료들에게 서비스의 테스트를 부탁했다. 반응은 놀랍도록 뜨거웠는데, 그것은 이 서비스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이런 저런 버그 때문이었다. 동료들은 앞다퉈서 서비스의 부실함을 조목조목 타박했고, 훈계도 늘어 놓았다. 메일 쓰래드는 빠른 속도로 비대해졌고, 나중엔 이슈 추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서비스의 부실함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부실함이 사람들에게 바로잡을 것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바로잡을 것'이란 이야기거리를 의미하고,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서비스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것은 정사장이 가진 큰 자산이다. 녀석은 엉성해 보임으로써 상대를 우쭐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래서 녀석은 사실 엉성하지 않다.
내가 만든 트위터 프로그램인 몽키 플라이의 홈페이지는 여백을 지향하기 때문에 부실한 것이 아니라, 그냥 부실하기 때문에 부실한 것이다. 동시에 이 부실함을 합리화하는 노림수도 있었다. 친절하고 완벽한 메뉴얼은 당연히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메뉴얼이 완벽하면 유저들이 참여 할 공간은 그만큼 비좁아 진다. 그래서 나는 몽키의 메뉴얼을 친절하게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았다. 결국 보다 못한 유저들이 직접 메뉴얼을 작성하기에 이르렀다. 또 초마이너해 보이는 이 프로그램을 알리는 전도사가 되어주었다. 몽키플라이가 친절한 메뉴얼과 세련된 마케팅을 과시했다면 이런 호사는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나의 결핍을 채워주는 누군가의 호의가 나를 풍부하게 만든다.
Tracked from 도아의 세상사는 이야기 2010/01/29 08:23 x
제목 : 크롬에서 몽키 플라이 사용하기
얼마 전 egoing님이 몽키 플라이라는 그리스몽키(Greasemonky) 기반의 사용자 스크립트(User Script)를 발표했다. 원래 그리스 몽키 기반의 사용자 스크립트는 [tg=Chrome]크롬[/tg](Chrome)에서 바로 동작하지 않기 때문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잠수함 업데이트를 했다고 해서 파이어폭스(Firefox) 사용자 스크립트로 설치해 봤다. 그런데 의외로 괜찮았다. [tg]pbtweet[/tg]를 사용할 때...
Tracked from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2010/04/07 09:22 x
제목 : 트윗 고수들에게 전수받은 트위터 활용 팁 5가지
오늘 나의 트위터 팔로워가 900명을 돌파, 리스트가 100명을 넘어섰다. 어영부영 트위터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그만 발목을 콱 잡혀서 벌써 1560이 넘는 트윗을 날리다니 정말로 놀랍기만 하다. 지난 해 참가했던 PR Talk에서 한상기 교수님이 그러시더군요.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중요한 뉴스라면 반드시 나에게 온다고. 뉴스를 찾아가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라고. 요즘은 트위터만 보고 있으면 TV도 뉴스도 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내게 필요한 정보는..
음식아이러니한 것은 가장 심오한 문화인 음식이 기아 상태에서 발전한다는 점이다. 고추, 마늘, 칙, 멍게. 지금이야 없어서는 안 되거나, 없어서 못 먹는 것들이다. 하지만, 동시대적 상상력을 발휘해서 저것들을 처음 섭취한 시점으로 돌아간 후, 시각과 미각을 시뮬레이션해보자. 허기지지 않고서야 먹을 수 있겠는가? 사는 게 풍부해질 수록, 아직 향유 되지 않고 있는 맛의 가능성은 빈곤해진다. 2008/10/17 01:05
Tracked from Read & Lead 2009/05/06 09:16 x
제목 : 퇴보, 알고리즘
미디어는 맛사지다김진홍 역/마셜 맥루한 저마샬 맥루한은 인간의 신체와 감각을 확장하는 도구나 기술을 미디어로 정의하고 '미디어'를 인간의 확장이라고 규정했다. 즉, 책은 눈의 확장, 라디오는 귀의 확장, 옷은 피부의 확장, 자동차는 발의 확장, 인터넷은 중추신경의 확장이라는 것이다. 미디어를 통한 인간의 확장은 인간에게 예전보다 더 큰 부를 안겨 주었다. 인간은 분명 원시시대 → 농경시대 → 산업시대를 거치면서 부유해져 왔다. 그런데, 인간은 예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