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 에 해당하는 글2 개
2009/05/27   허무 (6)
2007/07/31   화려한 휴가 (2)


허무
허무 월드컵이 끝났다. 사람들은 거리에서 거리로 태극기를 들고 뛰어다녔다. 그가 죽었다. 사람들은 국화를 들고 침착하고 뾰족하게 영정 앞으로 모였다. 두 사건은 만감이 교차하는 근대사의 두 얼굴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 공통분모도 있다. 허무다.

허무는 마음을 공간에 비유하고, 있어야 할 것이 텅빈 상태로 정의한다. 마음이 텅빈 인간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는가? 좀비가 된다. 지금 내가 그렇고, 아마도 당신이 그럴 것이다. 텅 빈 마음은 공복을 채우는 것에 몰두하게 된다. 그래서 월드컵이 끝난 후, 그가 떠난 후에 마음이 텅빈 사람들은 실성한 사람처럼 쏟아지는 소식들을 과격하게 받아먹는다. 공복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마음을 지배하는 또 다른 힘이 있다. 탄핵과 쇠고기로 촉발된 분노의 배후 말이다. 불안이다. 민주주의가 후퇴할 것에 대한 불안, 내 자식의 몸이 상하게 될 것에 대한 불안. 허무가 채우려는 방향성을 가진다면, 불안은 해소되는 것을 방향성으로 한다. 불안은 허무에 비해서 실천적이고 쉽게 분노가 된다. 해소해야 할 대상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허무는 저 치들이 벌벌 떨고 있는 것처럼 위험하지 않다. 텅빈 마음을 채우는 방법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월드컵은 끝났고, 노무현은 여기에 없지 않은가?

문제는 이 정권이 불안과 허무를 주의 깊게 구분할 정도로 성숙하지 않다는 점이다. 허무와 불안을 동일 선상에 놓고 조지면 허무는 곧 불안이 될 것이다. 제 나라 대통령의 죽음도 애도할 수 없는 지경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한 것으로 인한 불안 말이다. 허무가 불안을 경유해 분노가 되면 그 끝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2009/05/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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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The Blographic 2009/05/28 06:06 x
제목 : 희생
...
Tracked from niceThink 2009/05/28 09:02 x
제목 : 위대한 대한민국
위대한 대한민국은 30년마다 한 계단씩 밟고 올라간다. 그런 계단을 밝고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패러다임이 바뀐다. 이렇게 계단을 하나씩 오를 수 있는 이유는 국민들의 에너지가 30년동안 모아져서 한번에 분출되기 때문인데 이렇게 분출된 에너지는 기득권층에는 상당한 악영향을 행사하게 된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잃을 것도 많은 법. 이렇게 모든 것을 어차피 잃을 바에야 모든 것을 걸고 마지막 도박을 하는 것이 낫다. 0% 확률을 50% 확률로 바꿀 수..
Ludens 2009/05/27 12:45 L R X
이놈의 정부가 자꾸 허무를 불안과 같이 취급해서 문제죠-_-;;;
egoing 2009/05/30 16:05 L X
예 걱정되는 대목입니다. 지금 국민들에게는 위로가 필요한데 말이죠. 빰을 때리고 있으니...
맥퓨처 2009/05/27 22:06 L R X
저는 그 종착이 될 분노가 가져올 모습들이 두렵습니다.. 소통이 필요하고 포용와 이해가 필요한 지금 위정자 누구도 그 것에 주목하려 하지 않는군요.. 가슴이 답답하고 슬픕니다..
egoing 2009/05/30 16:06 L X
저도 그래요. 많이 울었습니다. 기분나쁜 사회입니다.
2009/05/29 11:46 L R X
좀비라...
지금의 제 모습이 딱 그렇군요. ㅎㅎ
egoing 2009/05/30 16:07 L X
이제야 좀비 상태에서 슬슬 벗어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온라인에서 정치외에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않았고, 어떠한 댓글도 달지 않았는데 이제 슬슬 일상으로 돌아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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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
화려한 휴가 광주의 피는 붉은악마의 티셔츠만큼 검붉었다.
많이 울었다. 그러나 부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눈물을 영화의 시선은 요구하는 듯했다.

수송기, 핼리콥터, 탱크, 기간총.
또, 이에 대항하기 위해 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무장한 시민들.
그런데 이 영화에 이런 류의 스팩터클이 과연 필요했을까?
일방적이고, 압도적이면서, 아무런 정당성도 없는 살육전의 대미를
전쟁으로 장식한다는 것은 전장군 일행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었을까?
전쟁은 무엇인가?
법과 윤리의 오랜 협력관계를 끊어버리는 행위이다.
법에 의해 오랫동안 내면화된 윤리는 갑자기 길을 잃어버린다.
이 압도적인 폭력 앞에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어떤 이는 무력감에 허무주의자가 되거나,
어떤 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해 새로운 윤리를 찾는다.
애국심, 전우애, 생명에 대한 무관심.
전쟁은 점점 일상이 된다.
우리는 스크린 속에 박제된 전쟁을 통해
스크린 밖을 지배하는 법률과
그에 복무하는 윤리에서 자유로워지는 사치스런 간접경험을 한다.
그날의 광주 역시 그것이 전쟁으로 그려지는 순간
살육에 대한 저항감은 희석되고 말았다.
나는 이 영화에서 재현한 폭력이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아니라 '친구'이기를 바랬다.
가해자에게는 전쟁이었겠지만,
피해자에게는 조폭들의 난장이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과시하기보다
대.한.민.국이 민초들에게 자행했던 철저한 폭력이
허무하고, 고독하게 그려지는 것은 어땠을까?
나는 이 영화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싶지 않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철저히 절망해야 한다.
그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발견할지라도 말이다.

  2007/07/3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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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lunamoth 4th 2007/07/31 10:54 x
제목 : 화려한 휴가
울었어요. 많이도 울었지요. 씻기지 못한 상흔과 울분의 역사 아니 현실 앞에 아니 울 사람 몇이나 될런지요. 정치적 맥락을 의도적으로 생략해서일까요, 그 우리네 민초의 속앓이를 그대로 ..
Tracked from 하이드 2007/08/02 11:40 x
제목 : 화려한 휴가, 잊지 말고 기억하라
87년이었던가, 88년이었던가? 두 분 모두 전라도 분이셨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티격태격 말다툼을 시작하셨다. 광주에서 시민들을 빨갱이라며 총 쏘아 죽인 게 전두환이다, 아니다 박정희다. 한..
Tracked from 맞짱(mazzang) 공식 블로그 2007/10/30 23:00 x
제목 : 당신은 진보적입니까?
안녕하세요? 논쟁과 소통이 있는 메타블로그 맞짱입니다. 맞짱에 대해서 궁금하시죠? - 맞짱은 어떤 곳이죠? 맞짱은 진보적 논쟁, 토론을 지향하는 메타블로그 입니다.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자..
지킬 2007/08/02 11:43 L R X
사진 속 신애의 표정이 바로 우리들의 표정이 되어야 하겠죠. 그 끝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egoing 2007/08/02 14:14 L X
예 말씀하신 것처럼 죽음은 남겨진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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